에어택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가고 싶은 도착지를 선택한다. 이어 출발 일자, 시간, 탑승 인원 등을 선택한 후 최적의 추천 경로를 확인한다. 여기까지는 택시 예약 앱과 비슷하지만, 소요 시간을 보면 큰 차이가 있다. 서울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여의도~강남 구간을 가는 데 단 5분이 걸린다는 점이다.
앱으로 예약을 끝내면 “원활한 탑승을 위해서 10분 전까지 포트에 도착해 주시기 바란다”는 문구가 뜬다. 포트로 이동하면 에어택시에 탑승하기 위한 수속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은 비행기보다는 KTX나 일반 택시에 가깝다. 수속장을 걷기만 해도 생체인증 장치와 자동보안 스캐너가 탑승자의 모바일 예약 앱과 연동해 신원을 빠르고 안전하게 검사하는 방식이다.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SSME)’는 도심항공교통수단(UAM), 스마트물류, 자율주행 등 3가지 주제로 진행되며 한화시스템(272210), 현대차(005380), SK텔레콤(017670), KT(030200) 등 국내외 4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한화시스템 부스에선 에어택시 탑승 과정 체험을 비롯해 에어 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 목업(실물모형)의 이착륙 및 주행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Overair)와 공동개발 중인 버터플라이는 4개의 틸트로터에 전기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추진 시스템이 장착돼 최대 320㎞/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틸트로터는 프로펠러를 하늘로 향하게 하면 수직으로 이륙할 수 있어 활주로가 필요 없고, 비행 중에는 이를 수평방향으로 바꿔 여객기처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안으로 미국에 UAM 서비스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기조연설에서 “(법인 설립은) 향후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UAM 표준 제정과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 2년간 다져왔던 UAM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액션을 취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인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축소 모형물인 ‘UAM-PBV-Hub’ 실물 콘셉트 모델을 전시해 현대차가 실현할 미래 이동성의 개념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등 미래 도심 교통 비전을 공개했다. 에어택시의 이착륙장을 중심으로 무인 셔틀이 다니면서 승객을 태우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시와 ‘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UAM 생태계 구축 및 사회적 수용성 증대를 위한 활동 강화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협력 ▲UAM 이착륙장(버티포트) 비전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 ▲한국형 UAM 로드맵,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 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는 UAM의 예약 프로세스 및 탑승과 관련한 가상 탑승체험코너를 준비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티맵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에 접속한 뒤 경로를 검색하면 지상교통과 UAM으로 이동할 때 소요 시간을 비교해준다. 사용자 인증을 통해 예약 및 탑승 수속을 마치면 시뮬레이터에 올라 UAM을 타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부터 강남구 코엑스까지 상공을 비행하는 가상현실(V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KT는 자율주행 플랫폼,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IVI(In-Vehicle Infotainment) 플랫폼 등 3개존을 운영했다. ‘영상분석 솔루션’과 ‘정밀측위 기술’이 활용된 제주도 내비게이션을 체험할 수 있고, UAM을 관제하는 ‘무인 비행체 교통관리(UTM·Unmanned aerial system Traffic Management)’ 플랫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업 부스 외에도 SSME 중심 전시관에서는 드론 기체 탑승 체험, 물류배송 로봇, 자율주행 VR 체험 등 다양한 전시 및 시연행사가 진행됐다. 첨단물류센터의 물류로봇과 라스트 마일 배송로봇의 시연과 함께 미래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물류 배송을 볼 수 있고,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의 VR 체험도 가능하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티머니가 주관하는 SSME는 오는 12일까지 개최된다.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다. 이날과 11일에는 기조연설과 UAM·자율주행 등 8개 주제별 세션을 진행한다. 또 인공지능(AI) 로봇쇼, 대학생 모빌리티 디자인 전시, 웨어러블 로봇 체험, 행사장 인근 자율주행 셔틀 운영 등이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