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선박 운항이 지연되면서 손실된 컨테이너선 선복량(적재능력)이 전체 선복량의 8.6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이후 선박 지연으로 줄어드는 선복량은 전체 선복량의 1~4% 수준이었는데, 최대 8배에 달한 것이다.

9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선박의 운항 지연으로 줄어든 선복량은 21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로 분석됐다. 선박이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옮길 수 있는 물동량이 감소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선박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전세계 1만8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들의 선복량이 총 200만TEU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운항 지연으로 전세계 초대형 컨테이선이 지난 4월 한달간 모두 선대에서 빠진 것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중국 칭다오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만에서 선적·하역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육상 물류망까지 연이어 꼬이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예정된 운항 일정을 얼마나 지켰는지를 보여주는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은 70%대에서 지난해 9월 56%로 떨어졌다. 지난 2월 34.5%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선박 지연으로 감소한 선복 비중은 5.2%에서 11.3%까지 높아졌다. 특히 태평양 지역은 선박 지연으로 선복량이 약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미국 서부항만 노동자들의 파업 때 기록한 17%보다도 높다. 결국 항만 적체 → 선박 운항 지연 → 선복 부족 → 운임 상승이 반복되고 있다.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 운임은 1년새 3배가량 뛰었다.

그나마 선박 지연에 따른 선복량 감소폭이 지난 2월을 정점으로 지난 4월 8.6%로 줄었다. 선박의 평균 지연일수도 지난 2월 6.96일에서 지난 4월 5.68일로 줄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옌텐항이 코로나 확산으로 폐쇄되는 것과 같은 돌발 변수는 계속 나오고 있다"며 "특정 국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지금과 같은 구조가 올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