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지연 출근'에 나선 7일 택배 현장에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분류 작업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출근을 2시간 늦췄다.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오전 9시 출근·오전 11시 배송 시작'에 나선다. 평소에는 오전 7시쯤 출근한 뒤, 분류 작업을 돕고 오후 12시쯤 배송에 나섰다. 분류 작업에 참여하지 않고, 출근 후 기사별로 분류된 물량을 택배차에 싣는 상차 작업만 하기로 했다.

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현장에선 큰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월요일은 평소에도 택배물량이 가장 적은 날이어서 출근 자체가 늦다"며 "오늘은 특별히 다를게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택배대리점 사장도 "택배노조에 가입한 택배기사가 10명 중 1명 수준이어서 하루이틀만에 문제가 커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전국 택배기사는 5만5000여명, 택배노조 조합원은 6500명가량이다.

택배노조는 그동안 택배기사 과로의 주요 원인으로 택배 분류 작업을 뜻하는 이른바 '까대기'를 지목해왔다. 택배기사가 4~5시간가량의 분류 작업까지 하면서 과로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각 택배업체가 과로 방지대책으로 분류 작업 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대책을 제시하고, '1차 사회적 합의'가 타결됐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이날 지연 출근이 2차 사회적 합의안 최종 협상을 앞두고 '보여주기'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1월에도 총파업으로 정부와 택배사를 압박, 1차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 택배 노사 등이 참여하는 2차 사회적 합의기구는 오는 8일 회의를 진행한다.

노조는 여전히 택배기사의 약 85%가 분류 작업을 담당하는 만큼 당장 인력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택배사들은 인력을 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000120)은 4000명, 한진(002320)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 1000명의 분류 인력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커 2차 사회적 합의가 단기간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는 택배사들과 사회적 합의가 최종 타결될 때까지 지연 출근을 이어갈 계획이다. 택배사 관계자는 "사람을 늘리려고 해도 지원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택배 대리점 단체들은 최근 'CJ대한통운이 하청 노조인 택배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경영권 침해라며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대리점은 택배기사와 계약을 맺어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는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다. 택배 대리점 단체들은 택배노조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실력행사'에 나선다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어 택배업계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