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친환경 산업가스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포스코는 한국화학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티이엠씨(TEMC) 4자간 컨소시엄을 발족, ‘저온난화지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식각가스및 냉매가스 제조기술 연구개발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대전 한국화학연구원 본원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 유성 RIST 원장, 유원양 TEMC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은 “포스코는 현재 제철공정에서 발생한 잉여가스를 산업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친환경 가스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산업가스란 제조업, 반도체,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제품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각종 가스들을 일컫는다. 그중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식각가스(에칭가스)는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회로의 불필요한 부분을 정교하게 깎아내는 기능을 하는 핵심 소재다. 냉매가스는 일반 가정의 냉장고 및 에어컨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다.
그러나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식각가스는 높은 지구온난화지수로 인해 탄소배출권 비용 부담이 크고, 사용 규제도 검토되고 있다. 냉매가스 역시 오존층 파괴 위험이 높은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203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다.
이런 환경 규제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조에 따라 반도체 업계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가전 등 산업 전반에서 지구온난화지수와 오존층 파괴 위험을 낮춘 친환경 식각가스 및 냉매가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Markets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약 9조원 규모였던 저온난화지수 식각가스 및 냉각가스 글로벌 시장이 2023년에는 약 15조 원 규모로 확대되는 등 연평균 13%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의 경우 현재 친환경 식각가스 수요 90% 이상을 미국, 일본 등의 수입재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 등 컨소시엄이 개발하는 친환경 산업가스는 오존 파괴 위험이 없고, 기존 가스에 비해 지구온난화지수 역시 현저히 낮을 전망이다. 또 가스의 순도에 따라 고순도는 식각가스로, 일반순도는 냉매가스로도 사용할 수 있어 광범위한 산업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한국화학연구원은 친환경 가스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RIST는 개발 기술의 규모확대(Scale-up) 연구를 수행한다. 포스코와 TEMC는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가스를 생산하고 2025년까지 상용화해, 국내외 반도체 제작사 등에 공급에 나선다.
포스코는 또 기존에 한국화학연구원과 RIST가 협력했던 탄소자원화 연구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포스코가 보유한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을 고도화해, 제철부생가스에서 일산화탄소를 분리한 후 화학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로 자원화하는 연구를 지속한다.
포스코는 이번 협약을 토대로 2050 탄소중립 비전과 ESG경영에 걸맞는 친환경 가스 생산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산업가스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