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사들이 예정된 운항 일정을 얼마나 지켰는지를 보여주는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이 북미 노선에서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유럽 노선의 물류망이 꼬이는 등 이른바 '수출대란' 해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지난 4월 북미 서안 노선의 정시성이 22.2%로 전달보다 8.4%포인트(P) 올랐다고 밝혔다. 북미 동안 노선의 정시성도 같은 기간 9.6%P 상승한 19.7%를 기록했다. 두 노선 모두 선박 10척 가운데 2척만 약속했던 시간에 도착했다는 의미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정시성이 70%대였다. 여전히 북미 서안의 로스앤젤레스(LA)항이나 롱비치(LB)항 모두 20척 안팎의 선박이 입항을 기다리는 등 컨테이너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만에 정시성이 개선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물류난이 북미 서안 노선을 중심으로 물동량과 선박이 쏠리면서 시작됐던 만큼 해결의 실마리도 북미 노선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연되는 기간도 짧아졌다. 지난 4월 기준 북미 서안 노선의 지연일수는 전달보다 2.1일 줄어든 10.4일이었다. 북미 동안 노선 역시 0.5일 줄어든 6.7일을 기록했다.
북미 서안 노선의 경우 운임 상승세도 꺾였다. 스팟(spot·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이 지난달 30일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들어 46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과 2월 항만 상황이 최악이었던 때보다 다소 나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여전히 코로나 사태 전으로 돌아가려면 북미 육상물류망도 해결돼야 하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전체 노선의 정시성 평균은 39.2%였다. 지난 3월 정시성이 40.3%로 9개월만에 소폭 반등했으나 한달만에 다시 하락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고 이후 아시아~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정시성이 크게 나빠진 영향이 컸다. 최근 유럽 노선 스팟 운임도 한달새 25.6%오르며 지난 28일 기준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816달러까지 뛰었다.
해운 시장이 서로 연쇄 작용하는 구조인 만큼 결국 모든 노선의 체선(滯船) 현상이 풀려야 시장도 진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노선은 스팟 기준 TEU당 1만4000달러를 부르는 사례도 들었다"며 "전체 노선이 균형을 찾기 전까진 한 곳이 좀 나아지면 다른 노선이 문제가 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