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대륙횡단 철도로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운 시황이 급등하면서 가격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 반면, 시간 절약이나 정시성 측면에서 철도운송의 강점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해운·상사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에서 출발해 러시아 철도를 통해 수송한 물동량은 18만3000톤가량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26.2% 늘었다. 러시아철도청은 같은기간 석유화학제품과 자동차·부품 등의 수송량이 40~5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노선. /판토스 제공

종합물류기업 판토스가 지난해 1월부터 도입한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서비스 이용도 급증했다. 판토스에 따르면 TSR과 중국횡단철도(TCR)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운송한 물동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6배가량 늘었다. TSR은 부산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보스토치니항까지 배로 간 후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가고, TCR은 인천·평택항에서 중국 웨이하이항 등까지 배로 이동한 뒤 중국 본토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향한다.

당초 주 1회 운영을 목표로 했으나 물량이 늘면서 한때 주 7회까지 편성을 늘리기도 했다. 현재도 TSR과 TCR로 각각 주 3~4회 물건을 나르고 있다. 판토스 관계자는 "배터리, 타이어뿐만 아니라 기존에 철도 운송을 사용하지 않던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086280)도 중국 최대 민간 물류그룹 '창지우(長久)'와 손잡고 지난 3월 중국-유럽 철도 운송 전문 브랜드 'ECT(Euro China Train)'를 내놓았다. ECT는 TCR을 이용해 연간 4100 FEU(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를 나를 계획이다. 최근 유럽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영업활동에 나서 신규 화주사를 발굴하고 있다"며 "완성차 뿐만 아니라 자동차 생산 부품, 배터리, 타이어 등 운송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후난성 창사시 창사북구 철도역에 화물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신화·연합뉴스

수출기업들이 육상 운송으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해운 운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유럽 노선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 21일 기준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57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6.5배 수준이다. 옵션을 포함해 1만달러가 넘는 스팟(spot·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계약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륙횡단 철도 수송 비용과 차이가 사라진 것이다.

시간도 문제다. 기존에도 TSR 기준 철도 운송이 컨테이너선보다 20일 가량 빨랐다. 그런데 컨테이너나 선박이 부족해 한달가량 '롤오버(선적 지연)'되는 일이 나오면서 철도 운송과의 시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항만의 선적·하역 작업이 늦어지면서 운항 스케줄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컨테이너선사들의 정시성 비율은 40.4%에 그쳤다. 10척 가운데 6척이 일정보다 늦게 도착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육상 수송이 이른바 '수출 대란'의 해법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륙횡단 철도로 나를 수 있는 물량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해운이나 항공 화물 운임이 너무 올라서 철도 운송까지 눈을 돌린 것"이라며 "양으로 따지면 90%가 해운을 통해 수출되는 만큼 바닷길이 안정되기 전까지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