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간 4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던 방위산업 수주액(수출액)이 최근 5년간 정체기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빅딜 기회를 찾는 등 정부 차원의 수출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약 4조2000억원이었던 방산 수주액은 2016년 2조9000억원으로 30.9% 급감한 뒤 3조원 수준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수주가 줄자 수출액 역시 2016년 2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1000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국항공우주(047810)(KAI)·LIG넥스원(079550) 등 국내 10대 방산업체만 놓고 봐도 정체 상황은 눈에 띈다. 국내 방산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은 2016년에 방산수출액(2조3000억원)이 최고치를 찍었지만, 다음 해 34.7% 급감했다. 이후 수출액은 최고액의 70%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임기(2022년) 내 방산수출 100억달러 달성 목표를 수립했다. 방위산업의 수출산업화와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국내 방위산업 생산액 대비 수출 비중은 여전히 15%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주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방산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이 쉽지 않을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의 주요 방산수출 시장인 신흥국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복지와 내수경기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국방예산이 줄면서 수주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선진국들도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집중하면서 국방예산 감소가 예상되는 건 마찬가지"라며 "내수시장이 줄어든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수출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방산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방산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에는 방산수출을 위해 개별 기업이 직접 각국을 상대해야 했는데, 이젠 정부가 나서서 정부 간 빅딜로 수주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약대상이 정부인 방산업계 특성상,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적상황 및 외교관계 등 대내외 요인을 고려해 수출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소수의 대형화된 방산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최근 5년간 방산기업의 대형 M&A를 진행했는데, 지난 2019년에는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항공기 부품·자재 생산기업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가 합병해 세계 2위 방산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방위산업의 전문화·계열화 정책을 폐지하면서 신규 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오히려 저가 과당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형화된 기업이 내수 시장 발전은 물론 통일된 K-방산 브랜드를 알리는 데도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