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011790)가 한국 증시에서 한 획을 그은 유명 증권맨을 대거 영입하면서 기업 경영에 '금융 DNA'를 이식하는 작업에 나섰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C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주주권익자문위원회를 이달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위원회에는 이원기 전 KB자산 대표와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 대표, 이남우 전 메릴린치 아시아태평양본부 부사장 등 증권가에서 20년 이상 몸담은 증권맨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주주 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자문은 물론 외부 자금 조달과 같은 SKC의 금융정책에 대해서도 조언하기로 했다.
SKC는 최신원 SK네트웍스(001740) 회장이 SKC 회장 시절 배임·횡령을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되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주자문권익위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SKC 회장을 지내면서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SKC는 최 회장의 SKC 관련 배임 혐의 금액이 1236억원, 횡령 혐의 금액이 99억원 등 총 1335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원기 전 사장은 1987년 WI카증권(현 크레디아그리콜슈브르증권) 서울지점 애널리스트로 증권사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1994년 뱅커스트러스트투신 펀드매니저, 1997년 동방페레그린투신 최고투자책임자(CIO), 1999년 리젠트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2001년 메릴린치증권 리서치센터장, 2005년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2010년부터 2년간 영국 PCA그룹 산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메릴린치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절인 2000년대 초반 한국 증시가 10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가치투자 1세대인 이채원 전 대표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등과 함께 국내에 가치투자를 전파하며 '한국의 워런 버핏'에 비유되기도 했다. 1988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친 뒤 2006년 한국투자증권 자회사인 한국밸류운용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2018년부터 대표를 역임하다가 올해 3월 회사를 떠났다. 그는 1998년 국내 최초의 '가치투자 펀드(밸류 이채원1호 투자신탁)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남우 전 부사장은 한국 헤드펀드 1세대로 꼽힌다. 20대 후반에 제이피모간(J.P. Morgan) 홍콩 아시아태평양본부에서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메릴린치의 한국 공동대표를 역임한 후,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삼성증권 초대 리서치센터장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에서 주식 투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SKC가 주주자문위에 한국 주식시장의 유명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모두 최근까지 현직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고 현업 종사자 중에 이 세 위원에게 배운 '키즈(Kids)'들이 많다"며 "주주 가치 제고 외에 향후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에서도 이 위원들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C 관계자는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주주친화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위원회를 신설했다"며 "자금 조달 등 회사의 금융정책에도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