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등으로 고전해 온 두산중공업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올해 1분기에 7분기 만에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구계획안을 이행하는 동시에 풍력·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부활을 꿈꾸는 모양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721억원, 당기순이익 24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56억원, 6195억원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9년 2분기(1875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두산중공업 수주, 매출 비교

두산중공업 자체(해외 자회사 포함)만 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937억원 증가한 58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두산밥캣(241560)의 주가수익스와프(PRS) 평가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4억원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하며 11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2년이 넘는 기간에 적자를 기록했던 두산중공업이 반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외 매출(수주)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1조3218억원을 수주해, 전년 동기 대비 84.1% 늘어났다. 1분기 말 수주 잔고 역시 전년 말보다 4.4% 증가한 14조4076억원을 기록했다. 2년 4개월어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약 8조6500억원을 수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미 1분기에 1조3218억원을 수주했고, 수주가 확실시되는 프로젝트도 괌 복합화력·네팔 수력발전 등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매년 발생하는 약 2조7000억원의 서비스·기자재 사업 수주를 더하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 일지

재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실적 개선으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그룹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같은 해 4월 그룹 차원에서 자산 매각 등 3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두산중공업은 두 달 뒤인 작년 6월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했고, 9월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6000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336260) 보유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면서 자구안 이행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부채가 추가로 줄어들 전망이다.

위기를 넘긴 두산중공업의 미래 먹거리는 해상풍력·가스터빈·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오는 2025년까지 이들 사업의 수주 비정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만 ▲김포열병합발전소(3600억원 규모) ▲폴란드 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2200억원) ▲네팔 수력발전(4000억원) ▲창원 수소액화플랜트(1200억원)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 20일 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 인력을 모아 수소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해 수소시장 선점에 나섰다. ▲수소 생산 ▲유통(저장·운반) ▲활용(발전·모빌리티)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시장을 찾고 비즈니스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는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프로젝트 수주도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향후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주를 중심으로 재기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