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본업인 석유화학과 신(新)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거뒀다.

LG화학(051910)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4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4%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43.4% 늘어난 9조6500억원이다. 이는 LG화학이 거둔 분기별 실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의 직전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9021억원,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 8조9049억원이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LG 트윈타워 전경.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부문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배터리와 첨단소재 부문이 모두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4조4352억원, 영업이익 983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가전, 의료용품, 건자재 등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주요 제품의 수요 강세와 스프레드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2분기에는 여수 제2 NCC(납사분해설비) 가동과 함께 NBL(니트릴라텍스), CNT(탄소나노튜브) 등 고부가 제품의 신규 캐파(Capa) 가동에 따른 매출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조2541억원, 영업이익 3412억원을 달성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와 지속적인 수율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자동차전지와 원통형전지 매출 성장이 예상되며, 증설 라인 조기 안정화와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12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 폴란드, 중국 등에서 증설을 지속해 2023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260GWh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첨단소재부문은 1조17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집계됐다. 양극재 생산 물량 확대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소재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분기에도 양극재 공장 신규 라인 추가 가동과 OLED 소재 출하 확대 등에 따라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619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을 기록했다. 제미글로, 유트로핀 등 주요 제품의 매출 확대와 시장 지위 강화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향상됐다. 2분기에는 소아마비 백신 신제품인 유폴리오의 유니세프 공급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팜한농은 매출 2109억원, 영업이익 297억원을 올렸다. 코로나 여파로 작물보호제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 지연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양극재, CNT 등 전지소재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재활용, 바이오 소재 등 미래 유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외부와의 협업을 통한 성장도 본격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