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신규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PBV)인 '더 기아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한 준중형 전동화 PBV인 PV5보다 몸집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똑똑함도 더했다.

기아는 14일(현지시각) 오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상용차 박람회인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 카고 롱 모델과 패신저 롱 모델을 공개했다. 내년 하반기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이 두 모델을 출시한 뒤 순차적으로 21종을 더 내놓을 계획이다.

14일 독일 하노버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공개된 기아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PBV)인 더 기아 PV7 패신저 롱. /양범수 기자

두 PV7 모델의 전장은 5350㎜, 전폭과 휠베이스(축거)는 각각 1995㎜, 3500㎜에 달한다. 지난해 출시한 한 등급 아래 차종인 PV5 카고 롱과 비교하면 전장은 655㎜ 더 길고, 전폭은 100㎜ 더 넓다. 축거는 505㎜ 늘어났다. 현대차의 다목적차(MPV) 스타리아와 비교하면 전폭은 같지만, 차체는 더 길다.

기아는 동급 기존 상용차들보다 축거를 길게 만들어 적재함 크기를 키우고 안정적으로 하중을 분배했다. 여기에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넓고 평평한 실내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덕분에 카고 롱 모델은 6.1㎡(VDA 기준) 적재 용량을 확보했고, 패신저 롱 모델은 최대 11인승으로 좌석을 구성할 수 있다.

더 기아 PV7 카고 롱 적재함 모습. /기아 제공

PV7 카고 롱은 2인승·3인승 모델과 2열 좌석을 갖춘 다인승 모델로 운영된다.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해 적재고를 허벅지 높이 수준인 550㎜로 만들어 상하차 부담을 낮췄다. 덕분에 PV5보다 하나 더 많은 3개의 유로 팔레트(가로 1200㎜, 세로 800㎜)를 실을 수 있다.

트렁크 문은 가로로 여닫는 방식과 일반적인 리프트업 방식 두 가지로 제공해 고객이 환경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3인승 모델에는 동승석 시트 하단 공간을 활용해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로드 스루(Load through) 격벽'도 제공한다.

PV7 카고의 적재 중량은 유럽 기준 롱 모델 1165㎏, 컴팩트 모델 1200㎏ 수준이다. 차의 총 중량(차 무게에 사람과 화물을 최대로 실었을 때 허용되는 무게)에서 차체 무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롱바디 모델의 적재 중량이 줄었다. 화물을 실은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재 중량에 맞춰 구동 성능을 제어하는 '고중량 주행 모드'도 탑재됐다.

PV7 패신저 롱은 7인승·9인승·11인승 모델로 운영된다. 9인승 모델은 4열 시트 유무에 따라 두 가지 시트 배열을 제공한다. 7인승 모델에는 후석 시트를 자유롭게 옮기거나 탈착할 수 있는 '롱레일 이지 리무브 시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고객이 좌석 공간과 적재 공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더 기아 PV7 패신저 롱 내부 모습. /기아 제공

외관은 박스 형태 차체 곳곳에 블랙 포인트가 활용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펜더(바퀴 덮개)와 D필러(가장 뒤쪽 기둥)까지 적용된 블랙 가니시는 측면 유리와 이어진 듯한 느낌을 주면서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루프 패널이 떠 있는 듯한)' 형태를 만들었다.

상용차인 만큼 손상되기 쉬운 범퍼의 양끝단, 휠 아치(펜더에서 바퀴를 감싼 테두리), 도어 클래딩(문 하단이나 측면에 붙이는 보호용 판재) 등을 교체하기 쉽게 설계해 정비에 따른 운휴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두 모델 모두에 현대차그룹의 안드로이드 오토보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되면서 실내에는 최대 14.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기아 상용차 중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된 것은 PV7이 처음이다. 계기판 자리에는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가 있다.

PV7 카고는 크래시패드(대시보드 부착 충격 흡수재) 상단부에 개방형 수납 공간을 적용해 사용성을 높였고, 3인승 모델은 동승자가 없는 경우 센터 시트백을 접어 오픈 트레이로 쓸 수 있도록 했다. PV7 패신저에는 투톤 색상의 운전대와 안락한 분위기를 위한 앰비언트 라이트, 테이블로 활용 가능한 센터 콘솔 등이 적용됐다.

더 기아 PV7 카고 롱 운전석 모습. /기아 제공

PV7은 71.5kWh와 96.2kWh 용량의 NCM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모델과 롱레인지 모델로 운영된다. 이번에 공개된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기준 최고 460㎞다. 충전은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충전 상태 10%에서 80%까지 20분대로 충전이 가능하다.

PV7은 기아 전기차(EV) 가운데 처음으로 전면 급속·완속 충전구와 후측면 완속 충전구 등 충전구 2개를 갖췄다. 고전압 배터리의 전력을 차 외부로 공급하는 V2L 기능도 적용됐다. 모터로는 최고 출력 200kW, 최대 토크 420Nm의 전륜 모터가 탑재됐으나,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PV7에는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되면서 개방형 앱 마켓과 차세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도 지원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적용돼 운용 기간 내내 최신 기능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아는 차의 가동률 향상과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차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선제 감지하는 '업타임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PV7은 이와 함께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주행 편의 사양과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 등 주행 안전 기능도 갖췄다.

기아는 2027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 시장에 PV7 패신저 롱과 카고 롱을 우선 출시한 뒤 모두 23종의 PV7 파생 및 컨버전 모델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20일까지 IAA 2026 트랜스포테이션에서는 PV7의 두 모델과 함께 PV5 모델 6종을 전시하고, 박람회 기간 국내외 31개 특장 업체를 초청해 글로벌 PBV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를 실시해 PBV 브랜드 비전을 전달할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V7은 개인화된 모빌리티의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다양한 비즈니스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종합 비즈니스 설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