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의 독주와 주요 브랜드들의 거센 추격에 힘입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은 연간 판매 목표를 조기 달성하거나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수요 대응에 나섰다. 고유가 지속과 자율주행 기술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이러한 열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4000대에서 5000대로 25% 높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당초 목표 역시 전년(2957대) 대비 35% 성장을 바라본 공격적 수치였는데, 올해 전기차 수요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목표치를 다시 높여 잡은 것이다.
폴스타는 8월까지 2950대를 판매하며 기존 목표의 74%를 채운 것은 물론,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도 바짝 다가섰다. 폴스타 관계자는 "평균 3개월 소요되는 고객 대기 기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기차와 관련해 연간 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거나, 순항하고 있는 브랜드는 여럿이다. BYD는 올해 1만대를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는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이미 8월까지 누적 1만7523대를 판매하며 목표를 크게 뛰어넘었다. BYD 코리아 관계자는 "추가 목표치를 따로 잡진 않았지만, 시장 수요에 최대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볼보자동차는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에 대해 올해 500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는데, 출고 첫 달인 지난달에만 79대가 판매되면서 연간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볼보는 내년 EX90의 판매 목표를 올해의 4배인 2000대로 제시했다.
실제 수입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를 필두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11만44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0% 급증했다. 이 중 67%인 7만6776대가 테슬라 몫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2.3% 늘었다. BYD(800.0%)와 폴스타(58.1%)도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BMW 중형 전기 SUV '더 뉴 iX3' 등 각 브랜드의 전기차 라인업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입 전기차 시장의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수요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흐름은 명확하다"며 "전기차를 한 번 경험하면 내연기관차로 돌아가지 않는 경향이 강한 데다 고유가에 따른 신규 수요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해온 테슬라는 내년에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테슬라의 전년 동기 대비 월별 성장률은 지난 4월(811.5%)까지 세 자릿수 이상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30.4%로 둔화했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테슬라의 독주는 가격 경쟁력과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에 대한 기대 심리가 이끌고 있는데, 두 요인이 단기간에 소멸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내년엔 비(非)테슬라 진영의 세력 확장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수입차 업체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한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 전망'에 따르면, 내년 테슬라는 8만5757대, 비테슬라 브랜드는 5만4245대로 예측됐다. 올해 전망치 대비 테슬라는 15.9% 감소하는 반면, 비테슬라 브랜드는 26.3% 증가하는 것이다.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14만4871대로 전년 대비 46.2% 급증한 뒤, 내년 14만2대로 3.4% 소폭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