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빅3'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포드를 제치고 약 5년 만에 점유율 3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드는 전기차 침체에 발목이 잡혀 판매량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그 사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HEV)를 앞세워 포드의 빈자리를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이대로면 연말 기준으로도 포드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일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를 인용해 현대차그룹의 8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12.9%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기존 3위였던 포드(12.2%)를 제친 것이다. 1위는 16%대인 제너럴모터스(GM), 2위는 15%대인 도요타그룹이다. 현대차그룹과 포드 뒤에는 혼다(9%대)가 있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8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이자, 2021년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포드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뉴스1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포드의 시장 점유율이 12.5%로 현대차그룹(11.8%)보다 0.7%포인트 높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면 현대차그룹이 포드를 바짝 추격하거나, 이를 누르고 3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포드오소리티는 "지난 몇 년간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 높은 연비, 독특한 디자인의 차량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며 "포드는 현대차그룹이 판매량 면에서도 결국 자신을 추월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8월 판매량은 62만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기아는 3% 늘어난 59만377대를 판매했다. 특히 기아는 지난달에만 8만3793대를 판매하며 월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9만4612대)의 지난달 판매량은 1.9%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달 총 판매량은 17만8405대다.

반면 포드는 지난달 미국에서 17만68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급감한 수치다. 이를 반영한 올해 1~8월 판매량은 134만7147대로 역시 9.8% 감소했다. 성장세는 현대차그룹이 포드를 앞서고 있는 셈이다. 포드오소리티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미국 판매량으로 189만1257대를 예상했다. 이는 포드 판매량(198만2456대)과 9만1199대 차이다.

포드는 8월 내연기관차(-4.6%)와 HEV(-19.9%), 전기차(-79.4%) 판매량이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에 포드는 전기차 투입 비용을 줄이고 HEV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전략 전환에 다소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에 힘을 싣고 판매를 늘려왔다. 지난달에도 현대차그룹의 H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한 5만57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HEV를 앞세워 미국 시장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HEV 신차 10종을 출시하고, 전체 판매량에서 HEV 판매 비중도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부사장은 "기아는 연말까지 기록적인 판매 상승세를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4년 연속 연간 판매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