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대표 기업 그레이트월모터스(GWM)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 중국 내수 판매가 위축되자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신차 10대 중 6대가 SUV일 정도로 관련 수요가 높은 한국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것이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GWM은 현재 국내 브랜드 출시를 위해 마케팅을 담당할 책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GWM은 후보군에게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전략적 단계로,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4년 설립된 GWM은 SUV와 픽업트럭에 특화된 중국 완성차 기업이다. ▲도심형 SUV '하발' ▲오프로드 SUV '탱크' ▲도심형 전기차 '오라' ▲프리미엄 SUV '웨이' ▲픽업트럭 '포어' 등 5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총 57만5800대를 판매하며 매출 1021억위안(약 20조6000억원)을 올렸다. 중국 자동차 기업 중 상반기 매출이 1000억위안을 넘어선 기업은 GWM을 포함해 5곳에 불과하다.
GWM이 한국 진출을 타진하는 배경에는 중국 현지의 내수 부진이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828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소비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하락하는 중"이라며 "현지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GWM은 올해 들어 해외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WM의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28만9000대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수 판매량(28만6700대)을 앞질렀다. 해외 매출은 56.8% 늘어난 562억8800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55.1%를 차지했고, 해외 딜러 네트워크도 올해에만 200여개가 늘어 1600개를 돌파했다.
GWM이 새 돌파구로 한국을 점찍은 이유는 높은 SUV 선호도 때문으로 보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신규 등록 승용차 중 SUV는 52만2526대로 전체의 58.1%를 차지했다. 픽업트럭도 올해 들어 1만5129대가 판매되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하는 등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중국 자동차 기업은 GWM뿐만이 아니다.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중형 전기 SUV '7X'를 조만간 출시한다. 또 다른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은 한국 사업 총괄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고, 체리자동차그룹은 KG모빌리티(003620)와 전략적 투자 관계를 발판 삼아 브랜드 출시를 검토 중이다. 샤오미와 니오의 한국 진출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GWM이 한국에 최종 진출할 경우, 안착하기까지 가격과 판매 네트워크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GWM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를 보기는 어렵고,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아래에서 KG모빌리티, BYD 등과 저가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구도"라며 "신규 브랜드의 가장 큰 숙제인 판매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GWM이 얼마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