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40% 넘게 줄어들면서 6년 6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임금 협상 갈등 속에서 노조가 집중 파업을 벌인 영향이다. 지난 7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쳤던 기아도 내수 판매량이 8% 가까이 줄었고, 중견 3사 역시 대체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감소해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일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5만833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1.1% 급감한 것으로, 2020년 2월(3만9290대·-26.4%)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8.5% 줄어든 27만78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른 세계 시장 전체 판매량은 33만6141대로 집계됐다. 역시 14.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가 충격을 받은 것은 노동조합의 파업 영향이 크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60시간에 걸쳐 파업을 실시했다. 지난달 21일에는 10년 만에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파업으로 인해 5만5200대의 생산 차질을 빚고, 매출 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판매량을 모델별로 나눠보면, 그랜저(5931대), 쏘나타(3105대), 아반떼(1462대) 등 세단이 1만922대 판매됐다. 레저용 차량(RV)은 1만810대가 팔렸는데, 싼타페(3596대)와 팰리세이드(1812대)가 특히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총 4545대가 판매됐다. G80(1460대), GV70(1406대), GV80(1240대) 순이었다.
지난 7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쳤던 기아(000270)도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7.6% 줄어 4만21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하계 휴가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판매량이 22만5413대로 7.4% 늘었고, 특수 차량도 1049대로 93.9% 증가했다. 이를 합산한 전체 판매량은 5.0% 증가한 26만6675대다.
국내 시장에선 쏘렌토가 6397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카니발(4186대), 레이(3718대)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 시장에선 스포티지가 4만2365대를 기록하며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셀토스(3만2391대)와 K4(1만7519대)가 그 뒤를 이었다.
중견 3사 중에선 한국GM 판매량이 유일하게 성장했다. 한국GM은 지난달 2만304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12.4% 증가한 2만2311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1만8223대)가 16.1%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국내 판매량은 731대로 39.4% 급감했다.
KG모빌리티(003620)(KGM)는 지난달 반조립 제품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686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량은 43.3% 줄어든 2300대, 수출은 5.1% 감소한 4560대를 각각 기록했다. KGM 관계자는 "내수 시장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판매 물량이 줄었다"며 "미얀마 시장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 KD(조립)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4.0% 줄어든 4261대로 집계됐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2024대, 2237대로, 47.7%, 13.6%씩 감소한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내수 회복을 위해 이달부터 필랑트·그랑 콜라오스 구매 고객에게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7년·14만㎞ 보증 연장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