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의 로보택시 200대가 한국 도로를 달린다.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의 차량에 포니AI 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다.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의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 퓨처링크가 포니AI 로보택시의 한국 내 인증 취득과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퓨처링크와 포니AI의 협약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남경필 퓨처링크 회장, 제임스 펑 포니AI 최고경영자(CEO),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 /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퓨처링크·포니AI, 2년 전부터 협력... "상용화 자신"

퓨처링크는 지난 28일 서울에서 포니AI와 국내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퓨처링크는 베이징자동차의 차량에 포니AI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7세대 로보택시 10대를 들여와 국토교통부 등의 인증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190대를 추가 도입해 서울 등 지역에서 200대 규모의 로보택시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운행지구를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뒤, 다른 도시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니AI는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 바이두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과 경쟁하는 기업이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억1000만㎞ 이상이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4개 도시에서 상업 레벨 4(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가능한 단계) 수준의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포니AI는 올해 말까지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운영 규모를 4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퓨처링크가 택한 포니AI의 7세대 로보택시는 베이징자동차가 자율주행을 전제로 설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차량을 개조하는 다른 로보택시들과 달리, 제동·조향·전원 등 주요 계통의 이중화 구조가 양산 단계부터 적용된다. 무인 운행 중 특정 센서가 고장나면 다른 센서를 활용해 정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포니AI는 부품 원가를 직전 세대 대비 70% 낮췄다고 설명했다. 개조형 차량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포니AI의 설명이다.

퓨처링크와 포니AI는 한국 내 인증 절차가 끝나면 합작법인(JV)을 설립할 계획이다. 출자 규모나 수익 배분, 지분 구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퓨처링크 관계자는 "국내에서 (로보택시 사업이) 진행되는 규모에 맞춰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퓨처링크와 포니AI의 협력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 퓨처링크는 포니AI의 6세대 자율주행 기술을 코나에 탑재해 강남 일대에서 8만㎞ 넘게 주행하며 기술 검증을 해왔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혼잡도가 높고 공사 구간이나 이륜차가 많은 강남에서 이 정도 거리를 주행하며 사고가 없었다"며 "고품질 자율주행 차량을 들여오면 상용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퓨처링크와 포니AI의 협약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남경필 퓨처링크 회장,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 제임스 펑 포니AI 최고경영자(CEO). /자동차기자협회 제공

◇中 기술 침투 우려엔… "선진 기술 배워 시장 만들어야"

이번 협약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중국 자율주행 기술이 국내 모빌리티 산업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이 중국 기업들은 사실상 한국에 진출했다. 중국 바이두도 국내 기업과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기술의 영향력은 국내 모빌리티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KG모빌리티(003620)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체리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구동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기술을 들여와 신차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각의 우려에 대해 퓨처링크는 자율주행 선진 기술을 배워 국내에 시장을 만들고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대표는 "완성된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하며 시장을 만들고 기술력을 키우는 것도 하나의 오픈 이노베이션 경로"라며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내려면 검증된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경필 포니링크·퓨처링크 회장은 "애플이 한국에 못 들어왔다면 삼성이 지금처럼 발전했겠나"라며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해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로보택시가 상용화되면 한국 데이터가 국외로 반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제임스 펑 포니AI 최고경영자(CEO)는 "해외 현지에서 생산된 데이터는 그 국가에서만 저장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며 "운행 습관 데이터뿐만 아니라 차량에 찍히는 사람·번호판 모두 저장 전에 모자이크 처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