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태평양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럭셔리 자동차 산업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고, 관련 브랜드도 많이 진출한 상태라 애스턴마틴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향후 수년 내로 한국은 애스턴마틴의 아시아·태평양 2~3위권 시장이 될 것입니다."
닐 휴즈 애스턴마틴 제품 총괄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애스턴마틴 서울 전시장에서 조선비즈 등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한국 시장 성장률은 애스턴마틴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쳤지만, 향후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휴즈 총괄은 제너럴모터스(GM)와 재규어랜드로버(JLR), 벤틀리를 거친 자동차 전문가로, 11년간 애스턴마틴 제품 관리를 총괄하며 모든 모델의 전략을 담당해 왔다.
실제 지금까지 애스턴마틴의 국내 판매 실적은 경쟁사 대비 다소 저조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애스턴마틴은 올해 1~7월 총 64대가 판매됐다. 이는 람보르기니(276대), 벤틀리(263대), 페라리(133대), 롤스로이스(98대) 등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다만 2024년 2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던 애스턴마틴은 지난해 156% 증가한 64대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로면 올해도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시장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스턴마틴은 신차를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공개한 ▲수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DBX S' ▲스포츠카 '밴티지 S' ▲수퍼 투어러 'DB12 S' 등 고성능 'S' 라인업 3종이 그 시작이다. 이들 모델은 4.0L 8기통(V8) 트윈 터보 엔진으로 680~727마력을 발휘한다. 민첩성과 응답성, 차체 제어 성능이 기본 모델보다 대폭 개선됐다.
S 라인업의 목표 고객층은 '조용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이들이다. 휴즈 총괄은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은 절대적으로 럭셔리에 집중하지만, 애스턴마틴은 100년 이상의 모터스포츠 역사를 기반으로 럭셔리와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유일한 브랜드"라며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처럼 하차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보다 자신감 있으면서도 조용한 럭셔리를 찾는 소비자가 애스턴마틴의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동차 시장은 1200마력을 달성할 정도로 기술적인 터닝 포인트가 왔지만, 힘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불편한 주행 경험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애스턴마틴은 다른 브랜드보다 몰입감 있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고, S 라인업은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신차 출시도 예고했다. 휴즈 총괄은 "3개월에서 6개월 이내에 한국 시장에 매우 적합한 흥미로운 새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며 "한국 고객의 요구 사항에 더욱 초점을 맞춘 제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스턴마틴은 울트라 럭셔리부터 울트라 퍼포먼스에 이르는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V12 엔진으로 최대 835마력을 내는 '뱅퀴시'는 당분간 국내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휴즈 총괄은 "V12 엔진과 뱅퀴시를 한국 시장에 정말 출시하고 싶지만, 여러 법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까다로운 나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휴즈 총괄은 "한국 시장에서 V12 대용량 엔진의 경쟁력이 특히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