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지난달 가석방된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 중장기 전략 회의에 참석하며 경영 복귀 수순에 돌입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 회장이 강조해 온 인공지능 전환(AX)에 보다 힘을 싣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4일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21일 경기도 판교 사옥인 테크노플렉스에서 열린 '계열사 혁신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각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이수일 한국앤컴퍼니그룹 부회장과 김준현·박종호 한국앤컴퍼니(000240) 각자대표, 안종선·이상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공동대표 등 계열사 주요 임원 50여명이 총출동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뉴스1

지난달 30일 가석방된 이후 조 회장의 경영 행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그해 11월 보석이 인용돼 일시 석방됐다.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5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법정 구속됐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고, 지난 5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가석방은 만기 출소를 한 달 앞두고 이뤄졌다.

다만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 회장이 경영에 완전히 복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경영 복귀 준비를 위해 각 계열사의 발표를 듣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차원"이라며 "구체적 경영 복귀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엔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사업본부를 비롯해 모델솔루션, 한국네트웍스, 한국프리시전웍스,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프리사이슬리마이크로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벤처스 등 6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사 대표이사가 상반기 경영성과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매년 계열사 혁신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5월 한온시스템(018880)이 그룹 내 처음으로 경영전략혁신회의를 열고 2030 중장기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관련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글로벌 관세 갈등과 중동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전략과 사업군별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신사업 발굴을 비롯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계열사 간 사업·기술·인프라 협업을 확대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모색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조 회장이 강조해 온 AX가 핵심 화두로 다뤄졌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전동화·자동화·데이터 기반의 제조 혁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DX)을 기반으로 사업 방식과 조직 문화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방향성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룹은 AI를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와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며, 투자 대비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해 그룹에 최적화된 AI 활용 모델을 내재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AI 운영 체계를 고도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수익성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피지컬 AI의 제조 현장 적용이 본격화되면서 설비 경쟁력 역시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의 학습·판단·자율 운영 역량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제조·물류 현장에 AI 기반의 표준 체계를 구축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발판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한국(Hankook)' 통합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타이어·배터리·열관리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AI·로보틱스·자동화 등 미래 기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모빌리티 테크 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