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그 어원인 '존더클라세(Sonderklasse·특상품)'에 걸맞게 브랜드 최상위 차종이자 대형 고급 세단의 기준으로 꼽힌다. 1987년 국내 수입차 개방 이후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을 시작으로 주요 기업가와 대통령 의전차로 꾸준히 선택받으며 대표적인 '회장님 차'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누적 판매량은 10만대가 넘는다.

이러한 S-클래스가 지난 18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로 부분변경돼 출시됐다.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강화하고, 통합 운영체제 'MB.OS'를 탑재해 스마트한 상품성을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사전 예약 2500여건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간판 트림, 'S500 4MATIC Long'을 지난 19일 강원 횡성에서 영월 청령포까지 약 156㎞ 구간에서 직접 시승해봤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전방 측면 모습. /양범수 기자

◇ 에어 서스펜션과 시트로 완성한 안락함

S500 4MATIC Long에 탑승하는 순간 S-클래스다운 안락함을 체감할 수 있었다. 부드러운 가죽 시트가 허벅지부터 등까지 닿는 모든 곳을 부드럽게 감싼다. 움푹 패인 노면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에도 요람이 흔들리는 듯한 고요한 진동이 전부였다. 이는 노면 상태에 맞게 각 바퀴의 댐퍼를 조절해 진동을 최소화하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최대 10도의 후륜 조향(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구불구불한 구간을 상당한 속도로 통과해도 차체가 쏠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고속 주행을 하다 급제동하는 상황에서도 차체의 쏠림은 적었다. 바퀴가 충분히 정렬되지 못한 상태에서 멈춰도 방향을 잃지 않았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동승석 뒷자리 모습. 최대 133.5도까지 등받이가 젖혀진다. /양범수 기자

차 곳곳에 적용된 흡음재와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덕에 고속 주행 시에도 송풍구의 바람 소리만 들리는 정숙한 실내 환경을 자랑한다. 진동과 소음이 적다 보니 빠르게 달려도 계기판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보지 않으면 속도를 눈치채기 어려웠다.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수행 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의 대명사인 만큼 뒷좌석 승차감은 독보적이다. 등받이를 최대 133.5도까지 젖히고, 1열을 최대 37㎜ 앞으로 당기면 반쯤 눕는 자세도 가능하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실내 엠비언트라이트 모습. /양범수 기자

콘솔 박스 뒤편은 물론 B필러(자동차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기둥)에도 송풍구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 시트의 온열 마사지 기능과 통풍 기능도 최고급 차량다운 성능이다. 분리형 MBUX 리모컨 2대로 모니터 콘텐츠부터 좌석 세팅, 선루프와 커튼 등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실내 조명을 원하는 방향으로 비추는 것도 가능했다.

크롬으로 마감된 15개의 710W 스피커는 귀를 즐겁게 했다. 다만 뒷좌석 문 위쪽 손잡이의 플라스틱 소재는 고급스러움을 다소 반감시켰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곳곳에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이 많아 손자국이 잘 남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 전작 대비 향상된 '제로백'… 주행 퍼포먼스도 강화

2999㏄의 가솔린 6기통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대 449마력의 출력과 61.2kgf·m 토크는 넉넉한 힘을 뿜어낸다. 신형 S500 4MATIC Long의 rpm(엔진의 분당 회전 수) 기준 최고 출력은 엔진 개선 과정에서 전작 대비 줄었지만,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0.2초 줄었다. 초기 가속이 빨라진 셈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엔진룸 모습. /양범수 기자

이 덕분에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숙이 밟아도 대단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공차 중량 2.1t에 달하는 모델임에도 경사 10도의 구불구불한 오르막을 무리 없이 질주했다. 다만 급가속 시 서스펜션이 차체 뒤쪽을 지그시 누르면서 출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서는 부드러운 전작과 달리 가속감이 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S500 4MATIC은 고객이 직접 운전하시는 경우도 많다"며 "안락한 승차감과 퍼포먼스 모두를 즐기실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운전석 모습. /양범수 기자

◇MB.OS로 향후 자율주행도 대비… 아직은 아쉬운 ADAS

신형 S-클래스에는 2023년 개발된 벤츠의 통합 운영체제 MB.OS가 처음 탑재됐다. MB.OS는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보조, 차체 및 편의 기능 등을 제공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지원한다. 향후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되는 레벨2 플러스 수준의 자율주행도 OTA를 통해 구현될 예정이다.

S500 4MATIC Long에는 카메라 10개, 레이더 센서 5개, 초음파 센서 12개 등 총 27개의 센서로 작동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됐다. 이는 고속도로 출입로에서의 급격한 끼어들기 등 대부분 상황에서 원활하게 작동했다. 다만 구불구불한 구간에서는 간헐적으로 중앙선을 넘어가기도 했다. 향후 업데이트로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 삼각별 로고만 124개… S-클래스 존재감 강조한 외관

S500 4MATIC Long의 외관 디자인에선 벤츠의 로고인 삼각별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면 대형 그릴에 112개의 작은 삼각별이 크롬으로 들어갔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도 삼각별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2개, 3개씩 들어갔다. 차량 외부에만 총 124개의 삼각별을 넣어 존재감을 강조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5305㎜, 너비 1920㎜, 높이 1505㎜다. 휠베이스(차축 간 거리)는 3216㎜다. 전작에 비해 길이만 15㎜ 확대됐다. 국산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G90'과 비교하면 너비만 10㎜ 좁고, 전장(30㎜), 높이(15㎜), 휠베이스(36㎜) 모두 더 여유롭다. 트렁크 용량은 550ℓ로, 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골프백 3개를 넣을 수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의 측면 모습. 이전 모델과 달리 전장이 소폭 늘었다. /양범수 기자

김은중 벤츠 코리아 제품 및 세일즈 부문 총괄 부사장은 "이번 부분변경에서 무엇보다 뛰어난 부분은 과하게 디자인되지 않으면서도 이전과는 확연한 차별점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라며 "외관은 어떤 방향에서 바라봐도 벤츠 S-클래스임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500 4MATIC Long의 가격은 2억2000만원이다. 색상에 따라 최고 2억3078만원까지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