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2016년 이후 10년 만에 하루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상여금 50% 인상과 해고 조합원 복직, 정년 연장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사측을 압박하는 것이다. 노조가 갈수록 파업 강도를 높이면서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생산 차질로 인한 매출 감소분은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모든 생산 라인은 이날 하루 완전히 멈춰 선다. 노조의 지침에 따라 오전·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다. 이러한 전면 파업은 2016년 9월 26일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날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생산직에 사무직까지 약 3만9000명에 달한다.
현대차 노조는 갈수록 파업 강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였는데, 파업 시간은 각 2~4시간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14일에는 6시간으로 늘렸고, 이날 8시간 전면 파업으로 확대됐다. 파업 기간도 초반엔 3일 단위였지만, 지난 18일엔 19~24일로 5일 단위까지 확대됐다.
노사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상여금 50% 인상,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 정년 연장 등 3가지를 집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의 경우 노조는 지난 20일 "2007년 약 11조원이었던 사내유보금이 지난해 약 101조원으로 88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조합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96%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회사돈이 넘쳐나 배가 터져도 현장에 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고 조합원의 복직은 이들이 선봉에서 투쟁하다 일자리를 잃은 만큼,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에도 노조가 인정한 해고 조합원은 노사 합의로 복직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법개정과 무관하게 단체교섭으로 정년을 연장해온 역사가 있다"며 "정년 2년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연간 최대 1800억원 수준으로, 연간 13조원 규모의 순수익을 내는 현대차 자본이 감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반면 사측은 법적 근거나 합리적 기준 없이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여금은 매년 기본금 인상과 연동해 지속 상승한 데다, 고정급인 상여금이 오르면 제조원가 상승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외 정년 연장은 기업이 결정하기 어려운 법 개정 필요 사항이고, 해고자 복직은 정당한 해고로 법원 판결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사측은 지난 18일 교섭에서 해고자 복직만큼은 본인 의사 등을 고려해 연말에 복직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노조는 "당장의 파업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면피용 쇼'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교섭이 재개되면 파업을 유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진전된 협상안이 나와야 다시 교섭하겠다"는 입장이라 언제 교섭이 재개될지도 미정이다. 지난 18일 교섭도 41일 만에 열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의 생산 차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전면 파업을 포함해 현대차 노조의 올해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으로 늘어났다. 오전·오후 각 조당 파업 시간을 합하면, 생산 라인이 멈춘 것은 120시간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가 시간당 460대를 생산했다는 점을 대입하면 올해 누적 생산 차질은 5만5200대에 달한다. 대당 판매 단가 4265만원을 적용해 산출한 매출 차질은 2조3500억원 규모다.
올해 하반기 신차 효과를 보기도 어렵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 지난달 아반떼 완전 변경 모델을 각각 공개했고, 최근엔 투싼 풀체인지 디자인을 공개하는 등 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계획과 출시 일정 등 전반적인 전략 수립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가 주최하는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3000명가량의 자동차 업종 노조원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노조는 "재벌 대기업의 이윤 독점을 깨고, 부품사와 하청 등 공급망 차원으로 분배할 것을 관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