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롯데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렌탈(089860)이 글로벌 사모펀드(PEF)에 매각되면서, 국내 주요 렌터카 기업이 모두 PEF 품에 안기게 됐다. 글로벌 자본이 렌터카 사업을 앞다퉈 확보하는 데는 탄탄한 현금 창출력에 미래 가치까지 알아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 소유 패러다임이 '렌털'로 바뀔 가능성이 크고, 결국 렌터카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의 전초 기지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롯데렌탈 지분 61.2%를 약 1조310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TPG는 미국 차량 공유 기업 우버의 초기 투자자였고,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다. TPG가 롯데렌탈을 완전히 인수하기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단계가 남아 있지만, TPG 내에 렌터카 사업은 없어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롯데렌탈 인수전에선 다양한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앞서 홍콩계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인수를 시도했지만, 이미 업계 2위 SK렌터카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공정위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거래가 무산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000240)도 롯데렌탈 인수를 검토했다. 이외 다수의 PEF와 기업들도 롯데렌탈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국내 렌터카 1, 2위가 글로벌 PEF 품에 안긴 데는 탄탄한 이익 창출 능력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분기 롯데렌탈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성장했고, 영업이익률도 11.1%를 기록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마진 중고차 장기 렌터카 부문의 성장세 지속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며 "롯데렌탈은 구조적으로 11%대의 영업이익률 손익구조를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SK렌터카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7% 늘어난 51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렌터카 사업의 미래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대규모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성장으로 자동차는 소유에서 렌털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자율주행도 기본으로 적용되면서 렌털 시장은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된다"며 "자동차 운전은 하나의 선택이 되고, 주행 과정에서 자율주행에 의존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즉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목적과 시간에 맞게 선택하면서 렌털의 효율성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최적의 시간, 원하는 차종, 경제적 비용을 선택 가능한 렌털 의미가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고객 개인 정보와 차량 운행 데이터 등 AI 학습 및 서비스 최적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지속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렌털 업체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롯데렌탈이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향후 기업 가치를 더욱 높여줄 요인이다. 롯데렌탈은 일본 오릭스 렌터카와 협업해 오키나와 단기렌터카 시장에 진출했고, 글로벌 렌터카 기업 허츠와 제휴를 통해 8개국 63개 도시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이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