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20일부터 이틀간 공동 파업에 나선다.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사업장이 차례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10년 만에 전면 파업을 예고한 현대차(005380) 노조를 중심으로 계열사까지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생산 차질도 커지고 있다. 올해 자동차 업계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계획을 밝혔다. 20일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자동차 부품사,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사업장 조합원들이 조별 4시간 이상 파업한다. 21일에는 현대차 등 완성차 기업 소속 조합원들이 조별 6시간 이상 파업에 들어간다. 금속노조는 "교차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도 파업을 이어갔다. 이날부터 20일까지 조별 4시간씩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1일에는 8시간 전면 파업에 나선다.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열리는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 현대차 모든 공장의 생산이 하루 동안 멈춘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24~25일에는 조별 4시간씩 부분 파업도 예정돼 있다.
부품사 공장까지 멈추면서 생산 차질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생산은 원자재 공급부터 부품 조립, 물류 이송, 최종 조립까지 맞물려 돌아간다. 현대모비스(012330) 등이 부품을 대지 못하면 완성차 생산도 즉각 차질을 빚는다. 부품사부터 완성차까지 한 번에 멈추는 만큼 기존 파업보다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로서는 시점도 좋지 않다. 현대차는 월별 판매량에서 기아(000270)에 밀리는 등 내수 침체를 겪고 있다. 6월 그랜저부터 이달 아반떼까지 신차를 내놓으며 내수 진작에 나섰지만 노조 리스크를 만났다. 7월에만 교대 근무를 포함해 생산라인이 멈춘 시간은 60시간이다. 부분 파업이 진행됐던 이달 12~14일에는 28시간 멈췄고, 예정한 파업까지 고려하면 생산 라인이 멈추는 시간은 총 136시간이 된다.
현대차의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추산한 시간당 생산 대수는 460대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6만2500여대를 만들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사업보고서상 별도 매출 기준으로 산출한 차량 평균 판매 단가 4544만원에 대입하면, 현대차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에 따른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2조85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계열사 어디까지 번질지도 관심사다. 현대모비스 노조원들은 금속노조 공동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위아(011210) 노조는 20일 파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노조는 사측과 협상 중이어서 이번 공동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기아 노사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교섭이 길어진 것은 임금·상여금에 더해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 쟁점이 얽혀 있어서다. 현대차 노사는 18일 울산공장에서 16차 교섭을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임금 인상과 상여금 인상(750%→800%),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이 논의 대상이었다. 7월 8일 15차 교섭 이후 41일 만에 재개된 자리였다.
금속노조는 임금 협상을 끝내지 못한 다른 완성차 업체 노조와도 공동 전선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003620) 노사는 임금 협상을 마쳤다. 남은 곳은 르노코리아인데, 르노코리아 노조는 금속노조 소속이 아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20일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판매 감소 등 노조 측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