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독일 브랜드 역시 최근 국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서울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9.8%(1만542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폴스타, BYD 등은 물론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도 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동안 전기차 판매가 감소했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전기 중형 세단 i3를 출시하며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BMW는 2023년 전기차 판매 비중이 10.6%(8225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7.5%(5821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전체 판매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0.1%(3964대)로 반등했다.

2019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해 온 벤츠는 2023년 전기차 판매 비중이 12%(9184대)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3.1%(2118대)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벤츠의 전기차 판매량은 1933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전년 대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BMW, 벤츠와 함께 '독일 3대 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아우디는 e-트론 55 콰트로로 2020년부터 전기차 판매를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40.2%(4427대)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8%(1324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BYD 등 전기차 제조사들의 점유율 확대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전통의 수입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한 2017년 이후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90%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수입 전기차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테슬라의 모델3가 출시된 2019년 518%로 정점을 기록한 후 꺾였지만, 지난해 중국 BYD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BMW의 더 뉴 BMW IX3(왼쪽)과 벤츠의 '디 올-뉴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각 사 제공

지난 3월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가 성인 남녀 4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8%는 향후 자동차 구매 시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BMW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전기차 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신차 출시 효과 등에 따라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지난 6월 첫 노이어 클라쎄(BMW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양산차인 더 뉴 iX3를 출시해 지난달부터 인도를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플래그십 전기 세단인 i7도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도 지난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C의 첫 순수 전기 모델인 디 올-뉴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를 국내에서 출시했고, 4분기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완전자율주행(FSD)을 앞세운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등이 이어지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계속 늘고 있다"며 "독일 수입차 브랜드들은 아직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많지만, 신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