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계열의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가 2024년부터 판매 중인 중형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 2022년 출시된 중형 세단 폴스타2가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렸다면, 폴스타4는 SUV의 강점을 앞세워 고급 전기차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모델로 꼽힌다.
폴스타4는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2660대가 팔리며 테슬라가 주도하는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점차 보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미 지난해 판매량인 2611대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김부장'에도 등장하며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차의 연식 변경 모델을 수도권 일대에서 시승했다.
이 차는 지난해 '폴스타 4 SUV 쿠페'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지만, 지난달 연식 변경과 함께 '폴스타 4 쿠페'로 정식 명칭이 바뀌었다. 폴스타는 차명 변경 결정에는 SUV와 세단의 중간에 놓인 차체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쿠페형 모델은 뒷유리 시야각이 좁을 수 밖에 없는데, 이 차는 뒷유리를 없애고 후방을 카메라로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식 변경 모델의 외관 변화는 크지 않다. 달라진 건 전면부 폴스타 엠블럼 색상이다. 기존 모델의 엠블럼은 은색 뿐이었지만, 이번 연식 변경 모델부터 외장 색상에 따라 회색과 검은색 중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시승 차량의 외장 색상은 흰색 계열로 회색 엠블럼이 적용됐는데, 날카롭고 얇은 헤드램프에만 쏠리던 시선이 엠블럼으로도 옮겨가면서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핵심적인 변화는 섀시 세팅에 있다. 최상위 트림인 듀얼 모터 퍼포먼스는 변함이 없지만, 리어 모터와 듀얼 모터 트림은 기존과 다른 댐퍼, 스프링, 안티롤 바를 쓴다. 강성이 높은 코일 스프링과 감쇠력이 강한 댐퍼를 얹으면서도, 안티롤 바는 오히려 강성을 낮췄다.
폴스타 관계자는 "노면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스프링 강성을 높이고 댐퍼 감쇠력도 강하게 했지만, 승차감을 고려해 안티롤 바를 여유롭게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퍼포먼스 차량답게 단단하면서도 특정 구간에서는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시승한 듀얼 모터 트림은 단단하게 노면에 붙어가면서도 진동을 그대로 전달하지는 않았다. 최저 지상고는 170㎜로 SUV보다 낮고 세단보다 높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려도 중심을 잘 잡았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급격한 회전 구간을 시속 40㎞로 통과할 때는 차량이 먼저 자세를 정리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방지턱을 넘을 때는 딱딱한 충격이 느껴졌다.
가속 성능은 뛰어났다. 이 차는 전륜 구동의 듀얼 모터가 탑재돼 최고 출력 544마력, 최대 토크 686Nm의 힘을 낸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즉각 튀어 나갔다. 500마력을 웃도는 출력이지만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성도 탁월해 시속 100㎞를 넘겨도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앞차와 가까워지면 체감상 10m 앞에서부터 충돌 위험을 알려주는 점도 안정감을 더했다. 퍼포먼스 모드와 주행거리 모드를 오갈 수 있고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 감각까지 조절되는 점은 강점으로 다가왔다.
다만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빠르게 감속이 일어나 차량이 앞뒤로 흔들리며 이질감이 느껴졌다. 초창기 전기차나 폴스타 2보다는 감속과 재출발 시 울컥거림이 확실히 줄었지만,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았다.
주행 모드를 물리 버튼이 아닌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설정하도록 한 점은 깔끔한 실내 디자인을 위한 선택으로 보였지만, 주행 중 세 번 이상 화면을 눌러야 해 번거로웠다.
널찍하고 깔끔한 실내는 인상적이었다. 길이 4840㎜, 휠베이스 2999㎜, 너비 2067㎜로 중형 SUV와 준대형 SUV 사이 체급이다. 특히 폭이 넓어 어느 좌석에 앉아도 여유로웠다. 트렁크 가로 폭은 116㎝로 95㎝ 이하인 골프백을 가로로 네 개는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렁크 용량은 526L, 2열 시트를 접으면 1536L다.
듀얼 모터 트림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455㎞로 400V 리튬 이온 배터리를 얹었다. 시승차를 받았을 때 배터리 잔량은 79%였는데,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켠 채 사흘 간 약 200㎞를 운행한 뒤 잔량은 41%였다.
2027년형 폴스타 4 듀얼 모터 트림의 가격은 669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존 대비 200만원 낮아졌다. 시승 차량의 가격은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컨트롤 스크린을 담은 플러스 패키지에 나파 가죽, 글래스 루프 등 옵션이 더해져 809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