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다 리콜을 기록한 완성차 브랜드는 약 64만대를 대상으로 시정 조치를 실시한 기아(000270)로 집계됐다. 현대차(005380)KG모빌리티(003620)(KGM), BMW그룹 등도 적게는 10만대, 많게는 20만대씩 리콜에 나섰다. 상당수 소비자는 리콜을 결함에 따른 '품질 문제'로 해석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안전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가장 많은 차량을 리콜한 제조사는 기아였다. 총 63만8831대가 시정 조치 대상에 올랐다. 이 중 3분의 1가량인 22만59대는 경형 레저용차량(RV) '레이'가 차지했다. 지난 4월 엔진제어장치(ECU) 관련 결함으로 경사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면서다. 이 결함은 E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시정됐다.

기아 대표 미니밴 '카니발'도 지난 3월 총 20만1841대가 리콜됐다. 설계 불량으로 연료가 샐 위험이 있고, 이는 주행 중 시동 꺼짐이나 화재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는 무단변속기 제조 불량이 발견된 준중형 세단 'K3'(11만3793대)와 계기판 오작동 가능성이 제기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 등 15종(6만8424대)에서 대규모 리콜이 있었다.

그래픽=정서희

자동차 리콜은 안전 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차량에 대해 이를 고쳐야 한다고 국토부가 각 제조사·수입사에 통보하는 제도다. 소비자 문제 제기 또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자체 조사, 제조사의 자발적 결정 등으로 결함이 드러나게 된다. 리콜 대상이 되면 제조사·수입사는 차량 소유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부품 수리 및 교환 등의 시정 조치를 취해 안전 사고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기아의 뒤를 이은 브랜드는 59만9006대를 리콜한 현대차다. 지난 6월 중형 세단 '아이오닉6'와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4종이 1열 안전띠 고정 장치 설계 미흡으로 23만9683대 리콜된 것이 컸다. 여기에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소형 SUV '베뉴'가 무단변속기 제조 불량으로 13만283대,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2·3열 전동 시트 제어 미흡으로 5만7630대 시정 조치되며 전체 리콜 대수가 늘어났다.

KGM은 상반기에만 21만7690대를 리콜했다. 판매 대수를 감안하면 기아와 현대차보다 리콜 비율은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중형 SUV '토레스'와 준중형 SUV '코란도' 7만8702대에서 스타터모터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발견됐고, 같은 달 토레스와 토레스 밴에서 냉각팬 이상으로 주정차 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7만8293대가 또 리콜됐다. 4월엔 토레스 등 6종에서 계기판이 간헐적으로 꺼지는 현상이 발생해 5만1535대의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했다.

이 외에는 ▲BMW그룹 10만7829대 ▲폴크스바겐그룹 7만2991대 ▲메르세데스-벤츠 5만8675대 ▲볼보자동차 5만6312대 ▲에프엘오토코리아(링컨·포드 등) 3만7392대 ▲포르셰 3만6938대 ▲BYD 1만8091대 ▲재규어랜드로버 1만2438대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판매 대수가 많을수록 리콜 대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아와 현대차 등 주요 브랜드가 리콜 대수 상위권을 차지한 이유 중 하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판매 대수가 많을수록 안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도 빈번해질 수밖에 없고, 전체 리콜 대수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리콜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외 주요국의 경우 사고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다는 점에서 리콜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더구나 최근 급증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결함은 무선 업데이트(OTA)가 활성화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어, 향후 리콜 통계나 소비자 불편 모두 확연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