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또다시 추월했다. 지난 4월 첫 역전한 이후 3개월 만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생산 운영을 안정화하고, 하반기 신차 출시로 반등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3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의 국내 판매량은 5만4604대로, 현대차(4만8113대)보다 6491대 앞섰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면에서도 기아는 국내 판매량이 21.3% 증가한 반면, 현대차는 14.4% 감소하며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기아 본사./뉴스1

기아가 국내 판매에서 현대차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다. 이는 1998년 기아가 현대차그룹으로 통합된 이후 28년 만이었다. 당시 두 회사의 판매 대수가 역전된 것은 현대차 부품 공급사인 대전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 영향이 컸다. 이번에도 생산 차질이 현대차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노조가 사흘씩 세 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이면서다.

다만 현대차의 국내 판매 부진은 일시적인 노조 파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월부터 6개월 연속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지난 4~5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다 6월 -6.2%로 감소폭이 축소됐는데, 지난달 다시 -14.4%로 확대됐다.

해외 실적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현대차 해외 판매량은 27만341대로 기아(24만2556대)보다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3.2% 줄었다.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기아는 11.6% 늘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국내외 합산 판매량도 31만84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했다. 기아는 특수차량(877대)을 포함해 29만8037대를 판매, 13.4% 증가했다.

신차 출시가 하반기에 대거 예정돼 있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전동화 전략을 통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아는 이날도 대표 전기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PV5′ 신규 라인업과 PV5·EV6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외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호조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7월에는 전체적인 산업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하반기 '디 올 뉴 아반떼'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신차를 선보이는 동시에 생산 운영을 안정화해 판매 모멘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견 완성차 업체를 보면, 한국GM이 지난달 국내에서 총 4만2199대를 판매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6% 증가한 것이다. 해외 판매량이 4만1353대로 33.3% 성장했지만, 국내 판매량은 755대로 37.5% 급감하며 내수 시장 내 존재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국내 2610대, 해외 5941대 등 총 855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수출이 17.0% 늘었지만 내수가 41.4% 감소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11.1% 줄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총 3030대를 판매했다. 58.2% 줄어든 결과다. 내수(1704대)와 수출(1326대)이 각각 57.4%, 59.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