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전동화차(xE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미국·유럽 시장에서 큰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기아는 인센티브는 단기적인 방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부터는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와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해 인센티브 규모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24일 기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30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2629억원, 당기순이익은 2.6% 증가한 232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관계 회사들의 손익 개선 효과로 나타난 지분법손익의 영향이 컸다.
◇ 美·유럽 전동화차 판매 호조에 분기 최대 매출… 판매 단가도 개선
기아는 올해 2분기 판매량을 높이면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기아의 2분기 도매 판매량은 85만16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했다. 소매 기준 글로벌 판매 대수도 같은 기간 5.9% 증가한 83만9000여대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점유율 4%를 기록했다.
이 중 전동화차 판매 비중이 크게 늘며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기아의 2분기 전동화차 판매량(소매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29만6000대로 집계됐다. 전동화차 판매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3%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9%포인트 늘었다. 전동화차 판매 중 전기차(EV)는 88.4% 증가한 11만대, 하이브리드차(HEV)는 61.0% 늘어난 17만8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HEV 약진과 유럽 시장에서의 EV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기아는 2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8% 늘어난 22만4000대를 팔았는데, 이 중 HEV가 29.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HEV 비중은 12.1%였다. 유럽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12.9% 늘어난 15만1000대를 팔았다. 이 중 EV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7.2%포인트 늘어난 34.7%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2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15만4816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아의 2분기 국내 판매 비중은 18.2%, 해외 판매 비중은 81.8%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 역시 전동화차 판매가 늘면서 2분기 EV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3.6%포인트 증가한 24.5%를 기록했다. HEV는 같은 기간 2.0% 증가한 36.6%를 기록했다.
기아는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3·EV5와 목적기반차(PBV)인 PV5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올해 출시한 EV2의 신차 효과와 EV4·EV5·PV5 판매가 본격화의 영향이 있었고,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 신차효과와 스포티지·쏘렌토 등 HEV 모델을 갖춘 주력 SUV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동화차 판매 호조에 기아의 2분기 연결 기준 평균판매단가(ASP) 역시 411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9% 개선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더 비싼 차를 더 많이 판 셈이다.
◇ 中 경쟁에 늘어난 인센티브 지출로 수익성↓… 올해 영업익 10.2조 달성
매출액과 ASP가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국내 및 서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인센티브(판매장려금) 제도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 기아가 지출한 인센티브·가격 비용은 72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출액인 341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기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인센티브 규모가 자동차 1대당 미국은 약 400불, 유럽은 1000유로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는 "유럽 시장 등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수익성을 일부 양보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며 "하반기에 인센티브 부담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아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인센티브 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위한 상품성 개선과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노력의 성과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이 악화했음에도 기아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인 10조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전무는 "최근 몇 년간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상반기보다 낮았는데, 이는 대규모 품질 비용 충당금이 반복적으로 반영돼왔고 추석·파업 등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판매 성장도 전년 대비 10% 가깝게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