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올해 2분기 매출이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0% 넘게 줄어들었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 등 악재가 계속된 영향이다. 우호적인 환율로 기사회생한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를 대거 투입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5.8%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2조9940억원을 하회한 것이다. 다만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으로 역대 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2026.6.25 ⓒ 뉴스1 안은나 기자

◇"관세 충격 적었지만… 대내외 악재에 영업익 감소"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플라스틱 등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 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1조3020억원 상승한 40조4790억원이다. 매출 원가율은 82.2%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콜에서 "매출 원가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원자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손익 영향은 하반기에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부품사 화재로 인해 고부가 차종의 생산 차질이 생긴 점도 영향을 줬다. 국내 엔진 밸브 공장 화재로 인해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차(HEV)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엔진 밸브 대체품을 개발해 적용하며 상쇄에 나섰지만, 제네시스와 HEV가 고부가 차종인 만큼 영업이익 악화를 피하지는 못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 화재로, 현대차 인도 공장에서도 생산 차질이 있었다.

관세 영향도 계속되고 있다. 2분기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은 약 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8600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이 본부장은 "2분기 관세 영향은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작년 3분기 1조4000억원, 4분기 1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충격이 많이 줄었다"며 "올해 3·4분기 관세로 인한 충격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관세가 뉴노멀이 된 만큼, 다른 부분에서 수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심화된 경쟁, 신차 출시 전 노후 차 재고 판매로 인해 인센티브가 증가한 점도 영업이익을 끌어내린 요인이었다.

다만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으로, 1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점은 긍정적이다. 판매 대수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HEV 등 고부가 차종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HEV 판매량은 18만7661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HEV와 전기차 등을 합친 친환경차 판매는 26만6627대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전체 판매 중 HEV와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도 각각 18.9%와 26.9%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현대차 2분기 실적. /현대차 IR 제공

◇판매량 소폭 감소… 어려운 여건에도 가이던스 유지

다만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1년 전보다 6.9% 감소한 99만1885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안전공업 화재 영향으로 16.4% 줄어든 15만7064대를, 해외 판매량은 4.9% 감소한 83만4821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 화재 등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26만4587대를 판매하며 작년보다 0.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덕분에 현대차는 5개 분기 연속 미국 시장 점유율 6%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고, 주요 시장 내 여건 변화 등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라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지속 추진한다. 현대차 측은 "지정학적 이슈와 경쟁 심화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수요가 작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며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돌파구는 신차다. 국내에선 7세대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를 시작으로 신차를 대폭 확대한다. 아반떼 완전 변경,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지역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3분기부터 유럽에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3와 4분기 신형 투싼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상반기 유럽 판매량이 저조했는데, 내연기관 코나와 투싼이 출시된 지 오래됐고,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며 "중국차에 대응할 B세그먼트 전기차가 부족했지만, 아이오닉3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원가 절감을 최대화해 수익성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연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목표 영업이익률은 6.3~7.3%다. 이 본부장은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얻었다"며 "타 경쟁사 대비 뒤처지지 않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1분기에 지난해 4분기 대비 턴어라운드를 하고, (올해) 1·2분기 계속 성장 추세"라며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3·4분기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