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코리아가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인 ES90을 22일 공개했다. 볼보는 ES90의 국내 판매가를 글로벌 주요 시장보다 5000만원 이상 싼 7294만원부터로 책정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볼보차코리아의 ES90 공개 행사에서 이윤모(왼쪽) 대표와 오스카 베르틸손 올스보르 볼보차 90라인업 및 글로벌 커머셜 총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이윤모 볼보차코리아 대표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ES90 공개 행사에서 "'사장님이 미쳤어요'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며 "볼보는 한국 시장에서 주요 독일 브랜드들에 비해 판매량이 적지만, ES90을 초석으로 앞으로 다가올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는 일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ES90의 판매 가격은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 7294만원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울트라 8055만원 ▲트윈 모터 플러스 7960만원 ▲트윈 모터 울트라 8741만원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9541만원이다.

이는 환경친화적 세제 혜택 적용을 전제로 한 가격으로, 주요 국가 판매가 대비 5000만원 이상 싸다고 볼보는 설명했다. 국내 판매 중인 자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90 T8보다도 최대 1800만원 싸다. 이 대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볼보차코리아의 이익률은 마이너스"라고도 했다.

ES90은 스웨덴에서도 한국보다 높은 81만3000크로나(1억2394만원)부터 판매된다. 영국 판매가는 6만7560파운드(1억3379만원)부터로 책정됐고, 이탈리아는 7만3500유로(1억2407만원)부터다. 독일 판매가도 7만1490유로(1억2068만원)부터다. 일본(979만엔·8879만원)과 중국(38만9900위안·8511만원)에서도 가격 차가 줄어들 뿐 한국보다 비싸게 판매된다. ES90은 모두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며 CATL 배터리가 탑재된다.

볼보는 플래그십 시리즈인 '90라인업'의 한국 시장 판매를 고려해 이러한 가격 결정을 뒷받침했다. 오스카 베르틸손 오스보르 볼보 90라인업 및 글로벌 세일즈 총괄은 "한국은 볼보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시장"이라며 "한국은 2021년 이후 S90 판매량 전체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볼보의 전 세계 150여 시장 중에서도 첨단 기술을 가장 빠르게 수용하는 소비자가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볼보는 이러한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판매를 구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ES90 판매 목표는 1000대, 내년에는 3000대 이상으로 잡았다"면서 "ES90이 동급 세그먼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뤄진 사전 계약은 세부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진행했음에도 이날 기준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ES90을 필두로 2027년에는 볼보가 국내 시장에서 1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도 1~2위를 다툴 수 있도록 한국 시장에 투자를 이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또 "좋은 모델을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한국에 선보이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격차가 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 수입차 판매량은 BMW가 7만7127대로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8467대로 그 뒤를 이었고, 테슬라가 5만9916대로 3위였다. 볼보는 1만4903대로 4위를 기록했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볼보차코리아의 ES90 공개 행사에서 볼보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볼보는 이날 ES90을 공개하면서 럭셔리함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최저 지상고를 188㎜로 높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의 운전 시야를 확보했고, 패스트백 형태를 적용해 최대 1445ℓ의 트렁크 적재 용량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5000㎜의 전장에 휠베이스(앞뒤 바퀴간 거리)는 3102㎜를 갖춰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 오스카 총괄은 "전기차가 주는 디자인의 자유도를 활용해 세단에 더 많은 것을 담았다"며 "새로운 대형 럭셔리 세단의 기준을 재정립했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은 성능 및 충전 시간을 개선한 차세대 고전압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3가지 구성을 갖췄다. ▲92kWh 후륜구동(RWD)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106kWh 사륜구동(AWD) 트윈 모터 ▲트윈 모터 퍼포먼스 등이다. 최대 350kW 급속(DC) 충전 환경 기준 10%에서 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706㎞까지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볼보는 이와 함께 5년 또는 10만㎞ 무상 보증 및 소모품 교체 서비스, 8년 또는 16만㎞ 고전압 배터리 보증을 제공한다. 또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 '휴긴 코어'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코어 컴퓨터,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의 사용자 경험 컴퓨터(DHU)가 탑재돼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도 특징인 만큼 15년 무상 OTA도 제공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볼보코리아)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공개한 ES90 모습. /양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