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축제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경기 외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였다. 로봇이 사람 심판에게 공인구를 전달하고, 유명 선수들의 상징적인 세리머니를 펼치는 등의 장면이 90여년 월드컵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7년간 이어진 현대차그룹과 FIFA의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틀라스뿐만 아니라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지난 5일(현지시각)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에 경기장에 등장했다. 아틀라스는 손흥민과 홀란 등 유명 축구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를 따라 하고 축구공을 주심에게 전달했다. 스팟은 미국 댈러스와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등에서 자율 순찰을 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에 등장한 아틀라스./현대차 제공

미국 경제지 포춘은 이번 월드컵에서 등장한 아틀라스를 두고 "월드컵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는 "세계 팬들이 주목하는 무대에서 로봇 기술과 브랜드 비전을 결합한 새로운 글로벌 마케팅 사례"라고 했다.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을 소개한 영상 '트레이닝 그라운드'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1650만회를 넘겼다.

이런 장면이 월드컵에서 등장할 수 있었던 건 현대차그룹이 FIFA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 자리를 확보했고, 1999 미국 여자 월드컵부터 후원사로 참가했다. 이후 2002 FIFA 한일 월드컵을 포함해 13개 대회를 후원했다. 기아(000270)도 2007년부터 후원사 자격을 확보했다.

현지시각으로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이어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 미국 댈러스에 위치한 월드컵 국제방송센터를 비롯해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등 주요 거점을 순찰 중인 현대차그룹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의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의 이동 등을 위한 차량 2160대를 제공했다. 월드컵 단일 대회 기준 가장 큰 규모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7차례 월드컵에서 현대차그룹이 지원한 차량은 누적 8900여대에 달한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버스를 시범 운영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지원 차량 983대 가운데 316대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 구성했다.

팬들과 접점도 늘렸다. '비 데어 위드 현대(Be There With Hyundai)' 캠페인을 통해 축구 팬들이 월드컵에 보다 관여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캠페인은 팬들이 대표팀을 응원하는 슬로건과 메시지를 직접 제안하고, 선정된 콘텐츠를 각국 대표팀 공식 버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선수와 팬을 연결해 왔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제공해 현장에서 시범 운영한 현대자동차 투싼 수소연료전지 차량과 수소연료전지 버스. /현대차그룹 제공

이 같은 동행 덕에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후발주자에서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월드컵에서도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2030년은 월드컵 출범 100주년이자 현대차그룹이 FIFA를 후원한 지 30년을 넘어서는 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월드컵이 더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경험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