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지난 5일(현지시각)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 퍼포먼스 훈련 과정을 블로그에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시 아틀라스는 유명 축구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공을 주심에게 전달해 통제된 환경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경기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아틀라스를 훈련시켰고, 퍼포먼스 성공의 기술적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 설명했다.

세스 데이비스 보스턴다이나믹스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는 "연구실에 있던 로봇을 경기장 환경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로봇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외부 통신 환경, 지면 조건, 주변 사람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축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보스턴다이나믹스 블로그 영상 캡처

먼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별도의 전용 통신 채널을 구축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밀집된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기존 와이파이 기반 통신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강한 햇빛과 고온의 야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과 제어 기능을 개선했다.

아틀라스를 잔디 환경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숙제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틀라스는 실내 매끄러운 바닥에서 학습과 테스트를 진행해 왔는데, 이번 축구 경기장의 잔디는 탄성과 마찰 계수가 일정하지 않아 발이 걸리거나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은 고난도 조건이었다.

이에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발과 잔디 표면 간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는 방식을 추가해 학습시켰다. 잔디가 깔린 경기장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지역 공원 내 축구장을 빌려 훈련시키기도 했다.

유명 축구 선수의 골 세리머니 동작과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동작을 실수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종 환경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의 반응 속도와 균형 제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인간의 움직임을 로봇 신체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는 '리타겟팅' 기법과 수천 개의 병렬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해 가며 동작을 배우는 '강화학습', 전신 관절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반응하는 '전신 제어 기술'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월드컵 시연이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향후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로봇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축구공을 차거나 공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전신 제어, 균형 유지, 환경 적응 기술은 향후 물체 운반, 부품 조작, 생산 작업 등 제조 현장에 요구되는 동작의 기반이다.

데이비스 수석 매니저는 "로봇의 동작들은 사람을 위해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인파가 많은 경기장 환경에서 정밀하고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하는 것은 복잡하고 변화가 많은 공장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작업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