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이 15일 전국 총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차그룹과 한국GM 등 자동차 업계 주요 노조가 일제히 동참하면서 이날 전국 상당수 자동차 공장이 멈춰 서게 됐다. 이로 인해 수천 대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 부진은 물론, 수출 지연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으로 세계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속노조는 단체교섭 쟁의권을 획득한 조합원 약 7만9000명이 이날 총량 8시간(교대 근무조 각 4시간) 이상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쟁의권이 없어 총회와 교육 시간 등을 활용해 투쟁에 결합하는 조합원 6000여 명까지 더하면 총 8만5000여 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다는 것이 금속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날 각 지역에서 파업 대회를 열 예정인데, 서울의 경우 오후 3시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합류한다.
이날 금속노조 전면 파업에 따라 이에 가입된 전국 자동차, 부품 공장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한다.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와 한국GM은 직접 서울 파업 대회에 참가한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도 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대전·충북에선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이, 전북에서는 현대차 전주공장 앞이 각 지역 파업 대회 장소로 낙점됐다.
금속노조는 인공지능(AI) 도입 시 고용 및 인권 보호를 비롯해 초기업·원청 교섭 쟁취,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과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800% 인상 등을, 한국GM 노조는 1인당 3000만원의 성과급과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신규 차종 배정 계획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면 파업은 생산 차질을 더욱 부추길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총 12시간 파업한다. 이로 인해 5000대 안팎의 생산 차질과 2000억원대 중반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1700대가량 차량을 제때 만들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GM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하루 8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2024년 파업 당시 하루 8시간 공장이 멈추면 약 1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는 추산이 나온 바 있다. 한국GM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1049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파업 손실량이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판 차량 대수와 맞먹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파업이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노조는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부분 파업은 장기적 관점으로 잡은 지침"이라며 "차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안규백 한국GM 노조위원장 역시 전날 교섭이 결렬되자 "현장의 분노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두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 반도체 업체 노사 협상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파업 장기화는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들어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지난달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올해는 그랜저, 아반떼 등 신차 사이클이 좋아 경쟁 업체 대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현대차 노조원은 "사측은 하반기 신차 출시로 성과 반등을 노렸겠지만, 이대로면 양산 일정이 줄줄이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97%를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파업이 지속되면 미국 GM 본사가 요구하는 물량을 제때 맞추기 어려워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신차 물량 배정이나 장기적인 수출 전선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