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 기한을 10일 이내로 대폭 단축하고, 각종 기술 전환을 지원하는 등 공급망 전반 상생 협력을 강화한다. 협력사의 경영 안정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인공지능(AI)·로봇·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더블트리 호텔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상생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1·2차 협력사들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협력 기반을 다지고 상생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자리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이 참석했다. 여기에 현대차·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케피코, 이노션 등 12개 계열사 대표와 150여개 1·2차 협력사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뉴스1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 수소 에너지,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미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사도 단순 거래 관계를 넘어 미래 산업 전환을 함께 준비하는 공급망 파트너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

서 사장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쟁력이고, 공급망 전체가 건강해야 우리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협력사들이 전동화·자율주행·로봇·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과정에서 홀로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전반의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위해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한다. 협력사에 대한 대금을 법정 지급 기한인 60일보다 짧은 평균 10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자금 운용 부담을 줄이고 경영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지급하는 대금의 지급 기일도 함께 단축될 수 있도록 교육, 모니터링, 인센티브 등 지원을 병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내 안정적인 대금 회수 지원을 위해 상생 결제 시스템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최상위 구매 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결제 체계다. 이를 통해 1·2·3차 협력사가 납품 대금을 연쇄적으로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다. 2·3차 협력사도 대기업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납품 대금도 더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의 상생 결제 시스템 활용 실적을 평가 및 인센티브 제도에 연계해 제도 활용이 2·3차 협력사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협약을 이행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현대차·기아를 예로 들면, 협력사의 SDV·전동화·자율주행 기술 전환을 돕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첨단 부품 기술 협력사를 육성하고, 현대로템은 기술 인재 역량 개발을 지원한다. 현대오토에버는 AI 교육과 자격증 취득 지원에 나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추진해 공급망 전반의 기술 수준을 높이고, 미래 산업 생태계도 협력사와 함께 키워 나갈 계획"이라며 "공급망 전반에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