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한 관세율을 7일(현지시각) 최종 확정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당초 EU가 예고한 것보다 금호타이어(073240)넥센타이어(002350)의 관세율이 낮아지면서다. 다만 관세가 현실화된 만큼,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공급망 재편을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중국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승용·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한 최종 반덤핑 관세 부과 규정을 공개했다. 지난 4월 예비 관세율이 통보된 뒤 진행됐던 이의신청 등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EU 집행위 측은 "최종 의견 수렴 과정에서 수입 가격과 원가 산정 등 일부 계산 오류를 수정·조정하면서 관세율을 일부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 /권오은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의 최종 관세율은 4.3%로 예비 관세율(3.4%)보다 소폭 상승했다. 기존에 부과되던 수입 관세(4.5%)를 포함하면 총 8.8% 수준이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공지받은 최종 관세율은 24.4%였다. 당초 29.9% 상당의 '관세 폭탄'에서 완화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관세율은 최대 52%에서 45.3%로 줄어들었다.

EU 집행위 규정은 관보에 게재된 이튿날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부터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 수입 물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관세율이 조정됐지만 업계는 공급망 재편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부담은 낮아졌지만, 중국 생산 비중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은 국내 타이어 3사의 전체 매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넥센타이어는 중국산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유럽 판매 물량 중 중국산의 비중을 지난해 약 15%에서 올해 약 4% 수준까지 낮췄다. 특히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물량을 체코와 국내 공장 물량으로 대체했다. 넥센타이어 측은 "EU 판매 물량의 원산지를 선제적으로 재배치한 만큼 반덤핑 관세가 유럽 매출과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전경. /조선DB

중국 공장의 역할도 줄였다. 유럽 수출 물량 대신 중국 내수 판매와 제3국 수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BYD 등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는 등 중국 현지 유통망도 강화하고 있다. 또 체코 공장 완제품 자동화 물류창고도 증설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있다. 전체 생산 물량의 약 3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유럽 판매 물량의 절반가량도 중국 공장에서 공급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한국과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활용한 공급망 재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2007년부터 유럽 국가인 헝가리에서 공장을 가동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재 헝가리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약 1700만본인데, 한국타이어는 대규모 증설 투자를 통해 트럭과 버스 타이어 생산 라인까지 추가하며 연간 생산 능력을 1880만본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