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기존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감원 규모는 최대 10만명에 달하고, 독일 내 주요 생산기지 4곳을 추가로 닫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경제지 매니저마가친은 26일(현지시각) 폭스바겐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경영진이 향후 수년간 전 세계 인력 65만7000명 가운데 10만명가량을 줄이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폐쇄 후보로는 폭스바겐의 하노버·츠비카우·엠덴 공장과 아우디 네카르줄름 공장이 거론됐다.
이번 방안은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 초 이사회를 앞두고 제시한 구상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해 "내부 기밀 문건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자동차 산업과 폭스바겐그룹이 중대한 전환 국면을 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폭스바겐의 위기감은 중국 시장 부진과 전기차 전환 지연에서 비롯됐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흔들리고, 전동화 경쟁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회사는 이미 2024년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앞서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일자리 3만5000개를 줄이고 오스나브뤼크·드레스덴 공장의 조립 생산을 멈추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그룹 차원의 감원 목표는 5만명으로 늘었고, 이 중 2만8000명은 퇴직 절차가 확정됐다. 매니저마가친은 이번에 거론된 10만명 감원이 기존 목표의 두 배에 이르는 초대형 구조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노동계와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IG메탈은 "실행에 옮겨질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밝혔다. 집권 사회민주당 소속 아디스 아흐메토비치 의원도 "사실이라면 노동자들을 겨냥한 정면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구조조정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니더작센 주정부가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주요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라프 리스 니더작센 주총리는 지난 4월 독일 공장의 고용과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해 중국 업체 차량을 폭스바겐 공장에서 합작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