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작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오는 31일 종료되 예정인 가운데 자동차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연장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대로 종료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차를 구매할 때 최대 100만원의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단 전기차에 대해 개소세를 최대 300만원까지 감면해주는 혜택은 당분간 유지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를 제치고 모델별 판매량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테슬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개소세율을 출고가의 5%에서 3.5%로 30% 인하한 탄력 세율 조치가 오는 31일 종료된다. 감면 한도는 최대 100만원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산정하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합하면 최대 143만원의 혜택이 있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이후 같은 해 6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6개월씩 연장됐다. 지난해 말 당시 기획재정부가 올해 6월 종료를 못 박은 만큼, 개소세 인하 조치가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서울 영등포구 테슬라 여의도 스토어에 중형 전기 SUV '모델Y'가 전시된 모습./뉴스1

자동차 개소세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에 포함되는 만큼,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소비자의 부담도 즉각 늘어나게 된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005380)의 플래그십 세단 '더 뉴 그랜저'를 예로 들면, 가장 저렴한 프리미엄 트림(가솔린 모델)은 기존 4185만원에서 4250만원으로 65만원 상승한다.

현대차의 대표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는 3606만원에서 3662만원으로 56만원이 오른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인 BMW의 대표 중형 세단 '520i'는 현재 7110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개소세율 5% 복귀 시 90만원 오른 7200만원이 된다.

단 이러한 가격 상승은 내연기관차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전기차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09조에 따라 최대 300만원까지 개소세를 깎아주기 때문이다. 즉 출고가 6000만원 차량까지는 개소세율이 5%로 올라도 여전히 개소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현재 테슬라 '모델 3′는 4199만원, '모델Y 프리미엄'은 499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2012년부터 14년째 유지되고 있는 이 제도는 오는 12월 31일 일몰이 도래한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는 만큼, 개소세 인하가 종료될 경우 타격이 크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어도 그로 인한 고유가 등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수입차의 경우 테슬라 등 전기차가 받쳐주고 있지만, 국산차의 경우 소비 심리 위축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십만원 정도만 개소세가 인하돼도 이 기간에 맞춰 미리 자동차를 구매하는 등 소비 촉진 효과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산차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산차의 국내 판매량은 9만747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3% 급감했다. 이에 따른 1~5월 국산차 판매량은 총 57만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어든 상태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1~5월 판매량은 총 14만59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3% 급증했다. 이 기간 테슬라 판매량이 250.8% 폭증한 결과다.

국산 전기차도 올해 말까지 개소세 감면 혜택을 받긴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테슬라에 쏠려 있는 상황이라 이번 개소세 인하 종료는 이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5월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10위 중 1, 2, 4, 5, 8위에 테슬라가 올라 있다. 순위권 내 다른 전기차로는 BYD의 '씨라이언 7'이 유일하다. 테슬라 '모델Y'는 지난달 8762대가 판매돼 기아 '쏘렌토'를 제치고 전체 판매 1위에도 올랐다.

다만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가 또다시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23년 6월, 5년간 이어진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종료했을 당시 정부는 자동차 업황 호조, 소비 여건 개선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여기에 당시 세수 펑크가 예고된 상황이었다는 점도 정부가 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당초 전망보다 16조원가량 초과 세수가 전망되는 데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세제 감면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어 개소세 인하가 연장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정부와의 자리가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개소세 인하 조치가 연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