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 공략 확대를 선언했다. 고급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해 유럽을 한국, 미국에 이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2일(현지 시각) 프랑스 르망 라 사라트 서킷에서 진행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지금보다 5배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딜러십 등 전 부문의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에서 판매국을 기존 7곳에다 폴란드와 포르투갈 등 4개국을 더해 총 11곳으로 확대하고, 50개 이상의 판매점과 200개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구축해 판매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각) 르망 레이싱서킷 내 위치한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진행된 프레스 컨퍼런스 중 현대차 CEO 호세 무뇨스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5배 성장 뒷받침할 핵심 전략은 '르망 24시'

제네시스는 르망 24시출전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13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르망 24시 하이퍼카 클래스에는 제네시스의 마그마 레이싱팀이 한국 완성차 업체 최초로 참가한다. 르망 24시는 총 3명의 드라이버가 13.626㎞ 길이의 트랙을 24시간 쉬지 않고 달리는 극한의 레이스다. 엔진 성능과 내구성, 정비 등 완성차 업체의 역량이 드러나는 자리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이날 "모터스포츠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시험하고, 정제하며 강화할 예정"이라며 "유럽에서 편안함과 품질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퍼포먼스를 내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제네시스는 직접 개발한 GMR-001 하이퍼카 2대(#17, #19)를 투입했다. 유럽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르망 24시 대회가 열리는 라 사라트 서킷에 대규모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각) 르망 레이싱서킷 내 위치한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진행된 프레스 컨퍼런스 중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이시혁 전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판매방식을도 대폭 바꿨다. 제네시스는 제조사가 가격 결정권과 차량 소유권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턴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판매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는 빠르게 판매량을 높여왔던 미국 시장과 동일한 형태다.

제네시스는 지난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첫 딜러점을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프랑스 릴과 이탈리아 로마에 딜러점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가 유럽 각국에 앞세울 차량은 전기차 시리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60부터 중형 SUV GV70, 준대형 GV80 전동화 모델이다. 제네시스의 추가 진출국 모두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라인업인 GV60 마그마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쯤 출시할 하이브리드차(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플래그십 SUV GV90도 유럽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했다.

◆무뇨스 사장 "2030년까지 글로벌 35만대 판매 목표"

지난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작년 22만여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22만5000여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출범한지 7년 8개월 만에 최단 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며 "이는 도요타의 렉서스(9년), 테슬라(12년)보다 빠른 성과"라고 했다. 이어 "제네시스의 라인업 덕분이고,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2일(현지시각) 르망 레이싱서킷 내 위치한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진행된 프레스 컨퍼런스 중 현대차그룹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GT 콘셉트'와 'GT3 콘셉트'를 공개하고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다만 판매량의 90%가 한국과 미국에 집중돼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북미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도 있지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가 유럽 고급차 시장을 주름잡으면서 제네시스가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작년 유럽 판매량은 도매 기준 2515대에 그쳤다.

제네시스는 르망 24시 데뷔와 판매망 전환 등을 통해 유럽을 한국과 미국에 이은 3대 시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는 유럽 테크니컬 센터와 마그마 레이싱팀, 전용 딜러십 등을 통해 유럽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매년 평균 이상의 성장을 만들어 2030년까지 글로벌 35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