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의 각 상장 계열사가 향후 5년간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저평가돼 있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인수한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를 중심으로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KG모빌리티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액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각 계열사도 성장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KG그룹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 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향후 5년간 KG그룹은 순이익의 50%를 주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KG케미칼(001390), KG에코솔루션(151860), KG스틸(016380), KG모빌리티(003620), KG이니시스(035600), KG파이낸셜(046440) 등 6개 상장 계열사와 이달 말 그룹으로 편입될 케이카(381970)까지 총 7곳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KG그룹 미래비전·밸류업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여기에 KG그룹은 자사주 정책 강화를 포함, 예측 가능한 주주 친화 정책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또한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시장 친화적인 상시 기업 설명회(IR) 활동 등을 전방위로 실행하기로 했다. KG그룹 관계자는 "단기적 외형 성장보다 철저하게 현금 흐름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 경영을 통해 주주와 성과를 온전히 공유하는 투명한 지배 구조를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곽 회장은 케이카 활용 전략도 공개했다. 그는 "KG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KG모빌리티와, 이를 일으키는 금융(KG이니시스·KG파이낸셜)도 갖고 있다"며 "케이카는 KG그룹 여러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최초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차 제조부터 중고차 유통, 자동차 금융, 결제에 이르기까지 고객 생애 주기 전반을 관통하는 국내 유일의 독점적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와 케이카를 연계해 중고차·정비 사업을 키워간다는 구상도 내놨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의 인증 중고차 사업과 케이카의 렌터카 사업 모두 활성화가 안 돼 있는데, KG모빌리티 차량을 렌터카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며 "또 인증 중고차를 만들려면 반드시 수리가 필요해 서비스 센터의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했다.

나아가 케이카를 앞세운 해외 진출 계획도 밝혔다. 곽 회장은 "신차는 한 대 만들어 한 번 판매하면 끝이지만, 중고차 거래는 두 번, 세 번씩 일어난다"며 "단순 중고차 유통 거래가 아니라, (차량을) 매입해 판매하고, 신차화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케이카를 통해 전 세계 플랫폼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 계열사별 중장기 성장 전략도 나왔다. 먼저 KG모빌리티는 2030년까지 글로벌 연간 판매 20만대,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판매량은 11만535대, 매출은 4조3036억원이었다. 황기영 KG모빌리티 대표이사는 "연간 영업이익률은 20% 이상 대폭 개선될 것이고, 중기적으로는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 수준이었다.

이를 위해 KG모빌리티는 2030년까지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 1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SE10'을 공개한다. 황 대표는 "주요 SUV 시장 점유율 20% 이상, 글로벌 연간 판매량 6만대가 목표"라고 했다.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반조립(KD)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KG케미칼은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울산 온산 공장 유휴 부지에 선박유 등 그룹 내 친환경 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 4기를 건설하고, 향후 20만킬로리터(kL) 규모로 탱크터미널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물류·에너지 허브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비료 시장을 국가별로 다각화해 지난해 대비 연평균 108%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친환경·선박용 바이오 연료를 공급하는 KG에코솔루션은 올해 매출 1745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 3000억원, 2030년 7000억원의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030년까지 연평균 47.5% 증가하는 것이다. 박생근 대표는 "R&D 역량 고도화, 대량 생산 체계 확립,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KG스틸은 철강업계 최초로 생성형·에이전틱 인공지능(AI)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해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신규 구축하기로 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 지시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기술이다.

이커머스 인프라 사업자인 KG이니시스는 250조원 규모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해 역직구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휴대폰 결제·선불카드 사업자 KG파이낸셜은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세운 기업 간 거래(B2B) 선정산 사업을 통해 2028년 취급액 1조원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곽 회장은 "여기 모인 KG그룹의 6개 회사는 법원에서, 은행에서, 또는 PE라는 지속 가능하게 경영하지 못할 회사가 갖고 있던 회사들"이라며 "한결같이 다리가 아프고 팔이 다쳤던 회사였지만, 지금은 한국이 필요로 하고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훌륭한 회사들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이 회사들은 반드시 세상 사람들에게 박수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