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과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과 로봇 부품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미국 관세와 중동 정세 불안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도 함께 마련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SDF 추진 담당' 보직을 신설하고 알페시 파텔 상무를 선임했다. SDF란 인공지능(AI)이 생산·품질·물류 등 공장 전체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 제어하는 공장이다.
파텔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켄지앤드컴퍼니 출신으로, 2023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최고혁신책임자(CIO)를 역임했다. HMGICS에서 검증해 온 SDF 전략을 글로벌 생산공장에 확대 적용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생산 현장에 2만5000대 이상을 도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 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우선 투입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을 담당하는 등 작업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인도 푸네 공장과 국내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등 신규 거점을 중심으로 SDF 기술이 확대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부품 구매실'도 신설했다. 이곳 실장엔 소현성 전 베이징현대 발전기획본부장(상무)이 선임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양산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부품 구매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소 상무는 외부 로봇 부품업체에서 부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는 한편, 그룹 계열사 간 부품 거래를 지원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앞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하틀라스에 탑재되는 액추에이터(구동 장치)를 비롯해 그리퍼(로봇 손), 헤드 모듈 등 핵심 부품 6종에 대한 양산을 현대모비스(012330)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부품들의 예상 생산량,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체 생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 상무가 베이징현대에서 중국 시장 경험을 쌓은 만큼, 원가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산 부품 활용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해외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GPO(Global Policy Office) 산하에 외교·통상·관세를 전담하는 '글로벌통상전략실'을 신설하고, 산업통상부 출신 장재량 상무를 실장으로 선임했다. 미국 관세와 중동 정세 불안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관세로 총 7조2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면서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6% 감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