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로봇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방위산업 부문을 현대로템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효자' 사업으로 꼽히는 방산을 떼어낼 경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주와 직원들의 우려가 많아 매각이 성사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K9 자주포의 포신, K2 전차의 주포 등 대구경 화포를 생산하는 사업을 현대로템에 매각하는 내용의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공작기계 사업을 분리, 매각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방산 사업까지 내놓으려는 것이다.
현대위아 측은 아직 매각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양 측이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산이 현대위아의 고성장 사업인 만큼 매각이 성사되면 전체 실적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방산 부문과 로봇 등 모빌리티솔루션을 합한 매출은 1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방산의 별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성장률은 22.8%로 모빌리티솔루션(4.9%)을 크게 앞섰다고 현대위아 측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현대위아의 최대 사업인 차량 부품의 매출은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방산은 수익성도 다른 사업보다 월등히 높다. 올해 1분기 방산과 모빌리티솔루션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10.8%를 기록했다. 반면 차량 부품 사업은 영업이익이 9.7%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6%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의 차량 부품 사업은 대부분 현대차가 정해주는 원가로 납품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지만, 방산은 그룹 외부 판매라 자체적인 수익 책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방산이 매각되면 현대위아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방산 부문 제외에 따른 매출 공백은 향후 그룹사로부터 수주한 열관리 시스템으로 보완이 가능하겠지만, 수익성은 방산 부문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산 부문 매각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주주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위아의 한 주주는 "방산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매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익도 많이 남는 사업"이라며 "매각 검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부 구성원의 반발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김태헌 현대위아 사무연구직 노조 지회장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매각하는데 직원들과 소통 자체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매각이 기정사실화되면 노조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 생산직 노조도 매각 확정 여부를 지켜본 뒤 향후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돼 기업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열관리 사업은 지난해 약 1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1조원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산업용 로봇 사업도 연간 1000억원 규모에서 2028년 4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방산 매각은 단순한 비핵심 자산 처분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 축에 자본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