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양재사옥의 로비가 임직원 간 생각을 나누는 열린 광장으로 재탄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람과 사람 간 만남은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소통을 회사가 하드웨어적으로 잘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14일 서울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2024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11개월간 진행된 로비 리노베이션의 철학과 방향성을 임직원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 기획조정담당(사장), 최준영 정책개발실장(사장), 성 김 전략기획담당(사장), 박민우 AVP본부장(사장) 등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번 로비 리노베이션은 '자유롭게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는 광장'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됐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지금보다 더 편하게 소통이 잘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무직도 이 공간에서 일할 수 있고 엔지니어도 일할 수 있듯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있는데, 이를 위한 소통을 회사가 어떻게 하드웨어적으로 잘 도와줄 수 있느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속 책상에서 스크린을 보면서 일하다 보면 여러분의 삶에 대한 아이디어,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은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이 양재사옥을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많은 건물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에 눌리지 않고 본인이 사는 집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게 즐거워야 한다. 양재사옥을 편하게 쓰면서 즐겁게 일하고, 회사 올 맛이 난다는 생각이 드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양재사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더 발전시키고, 고치고, 그렇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날 정 회장은 사내 식당에 대해 설명하며 고(故) 정주영 창업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사람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식사하는 것"이라며 "정주영 창업회장은 과거 식사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푸짐한 식사를 내놓던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리뉴얼된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으로는 "카페와 3층 미팅 공간이 좋다"고 답했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미팅할 수 있는 공간이 많으니, 팀장들이 직원들을 찾기 힘들어질 것 같다"며 "그렇다면 팀장들이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한데, 회사가 방법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문화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기대다.
현대차그룹 브랜드상에 대해선 "단순히 판매량이 많은 회사보다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고객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여러 가지 편의, 안전, 품질에서 '너무 좋다' '굉장히 생각이 깊다' '너무 많이 챙겨준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어떤 기술이나 테마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고객에게 좋은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리뉴얼된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로, 약 3만6000㎡(약 1만900평)에 달한다. 먼저 1층 로비는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계단형 라운지인 아고라를 중심으로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로봇 스테이션도 설치해 임직원과 로봇이 공존하는 첨단 로비 환경도 구현했다. 곳곳에 배치된 식물을 관리하는 관수(灌水) 로봇 '달이 가드너'와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의전 및 보안용 로봇 '스팟' 등이 도입됐다.
2층에는 심도 깊은 논의를 위한 17개의 미팅룸이 배치됐다. 2층과 3층 두 개 층에 걸쳐 자리잡은 그랜드홀은 다목적 홀로 개편됐다. 특정 행사에만 활용되고 이외 시간엔 방치되던 죽은 공간이었지만, 평상시 수납이 가능한 가변형 무대와 좌석을 도입해 전시, 포럼, 타운홀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3층엔 교육, 강연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도심형 연수원 '러닝랩'이 설치됐고, 4층엔 야외 정원이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