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S 580. 이번 S-클래스의 그릴은 이전보다 20% 커졌고, 테두리에 조명이 처음으로 들어갔다./이윤정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대형 세단 S-클래스가 한 세대 내에서 이뤄질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업데이트를 거쳐 '더 뉴 S-클래스'로 돌아온다. 각종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동시에 S-클래스가 가진 특유의 우아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S-클래스는 8기통 엔진을 쓰는 S 580(배기량 3982cc)부터 6기통 엔진의 S 500, S 450, S 450d(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S 580e(이상 2999cc) 등으로 파워트레인이 확대됐다. 이들 모델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승해 봤다.

◇ 미끄러지는 듯한 부드러움… 편의성·정숙성까지 확보

S-클래스가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수행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의 대명사인 만큼 S 580 4MATIC 롱 휠베이스 모델의 뒷좌석부터 경험했다. 시트의 경우 최고급 가죽이 온몸을 감싸준다. 머리에 닿는 부분의 쿠션은 적당히 푹신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등받이를 최대한 조절하면 완전히 눕긴 어렵지만 만족스러울 만큼의 공간이 확보됐다.

스마트폰 무선 및 고속 충전, 냉장 시설, 온도 조절 컵홀더가 센터 콘솔에 모두 들어가 있는데, 조잡한 느낌은 없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뒷좌석 모습./이윤정 기자

센터 콘솔의 MBUX(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리모컨이 2개로 늘어나면서 편의성이 한층 극대화됐다. 전면에 부착된 13.1인치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려면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리모컨 덕에 뒷좌석 두 곳 모두 이러한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달리다 창문을 열어보면 안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바깥 소음에 깜짝 놀라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뒷좌석의 센터 콘솔. 분리가 가능한 MBUX 리모컨 2대와 스마트폰 무선 및 고속 충전, 냉장 시설, 온도 조절 컵홀더가 있다./이윤정 기자

뒷좌석의 승차감도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차량이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승차감이 탁월했다. 노면의 질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러웠고, 유럽 특유의 울퉁불퉁한 돌길을 지날 때도 살랑살랑 흔들리는 수준이었다.

브레이크도 굉장히 부드럽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 차가 서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완전히 멈춰 서는 순간까지 불쾌한 반동은 없었다. 다만 이번부터 새로 추가된 안전벨트 열선 기능이 앞좌석에만 적용되는 부분은 아쉬웠다.

◇ 8기통 가솔린부터 6기통 디젤까지… 취향대로 고르는 파워트레인

그렇다면 직접 운전하는 더 뉴 S-클래스는 어떨까. 모든 파워트레인에서 공통적으로 받은 느낌은 역시 '극강의 부드러움'이었다.

시동부터 다른 느낌이다. 17㎾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엔진을 아주 빠르고 부드럽게 회전시켜 시동을 걸기 때문에 차체가 흔들리는 진동 없이 정숙한 시동이 가능하다. 발끝 놀림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깔끔하게 멈추고 출발했으며, 운전자의 서툰 조작에도 차가 스스로 제어했다. 2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운전했음에도 피로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왼쪽부터 S 500, S 450d, S 580e./이윤정 기자

더 뉴 S-클래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제외하고 모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이 중 S 580은 유일한 8기통 엔진 모델인데, 확실히 모든 rpm(분당 엔진 회전 수) 구간에서 고르게 강한 힘을 발휘했다. 속도 제한이 없는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 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최대 537마력을 내는 모델인 만큼 빠르게 시속 200㎞를 돌파했다. 간혹 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갈 때 잠깐 숨을 고르는 차들이 있는데, S 580은 거침없이 치고나갔다.

6기통 엔진이 탑재된 S 500은 S 580보다 엔진음이 더 크게 들렸다. 이에 대해 미하엘 슐츠 벤츠 내연기관 담당은 "같은 시속 100㎞로 달려도 S 580 대비 S 500은 더 높은 rpm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힘을 내야 하는 만큼 엔진음이 크게 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 500은 최대 449마력의 힘을 낸다. 순간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 토크는 S 580(750Nm) 대비 낮은 600Nm 수준이지만, 일상에선 충분한 힘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S 580의 옆모습./이윤정 기자

같은 6기통 엔진이라도 디젤을 품은 S 450d는 운전 질감이 확연히 달랐다. 가솔린 모델인 S 580이나 S 500보다 페달 끝에서 압축된 탄력이 느껴졌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반응이 느린 편이다 보니, 힘이 응축돼 발현되는 영향이다. 속도를 높일 때의 엔진음은 작은 편이지만, S 580이나 S 500보다는 커 오히려 운전하는 재미가 있었다. 최고 출력 381마력에 최대 토크는 560Nm이다. 프리미엄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한국 출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PHEV 모델인 S 580e도 시승해 봤다. 이 모델은 6기통 엔진을 쓰지만, 120㎾ 출력을 내는 전기 모터가 더해지면서 8기통처럼 강한 힘을 낸다는 의미로 '580'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 이전 세대보다 출력이 최대 55㎾ 증가했다.

엔진이 워낙 조용해 전기 모터와 주행 질감 차이가 거의 없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놓고 속도를 내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움직여 더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일렉트릭 모드가 있어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의 운전석./이윤정 기자

◇ 자동 주차, 주행 보조도 안정적

더 뉴 S-클래스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기능은 자동 주차다. 주차장에 들어가 주차를 시도하자 센터 스크린에 원하는 주차 칸을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떴다. 주차 칸을 지정하고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있으면 1분도 채 되지 않아 주차가 끝난다.

자율 주행을 보조하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 기능도 안정적이었다. 기능을 활성화하고 제한 속도를 설정하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앞차 뒷바퀴에 맞춘 초록색 수평선이 뜬다. 전면 장애물을 감지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고속도로 구간마다 제한 속도가 달랐는데,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각 도로 규정에 맞춰 최고 속도를 조절했다. 깜빡이를 켜면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고, 스티어링 휠에 있는 관련 버튼들도 조작하기 쉬웠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약 40초까지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