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의 램프 생산 자회사인 유니투스의 노조가 전면 파업을 철회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램프 사업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투스 노조인 전국금속노조 김천 현대모비스지회는 전날 오후 늦게 "별도의 투쟁 지침이 있기 전까지 12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다 지난 11일 작업에 복귀했었다.

유니투스는 헤드·리어램프와 에어백, 브레이크 등의 차량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현대모비스는 램프를 생산하는 유니투스 김천 공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프랑스 부품사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램프 사업 매각 반대를 위해 상경 기자회견을 연 전국금속노조 경주, 구미지부./전국금속노조 제공

유니투스 노조가 재차 파업에 돌입한 것은 램프 사업 매각을 앞두고 제기된 근로 조건 변경 가능성과 연령별 위로금 차등 지급안 등에 대해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날 유니투스 사측은 '램프 사업 지속 성장 및 고용 안정을 위한 합의서'를 제시하며 노조와 얼굴을 맞댔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가 반발한 것은 합의서 내용 중 '인수자와 지속 협의한다'는 문구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측은 근로 조건과 근태 제도를 매각 이후 수평 이동하고, 현재 단체협약도 승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다. 다만 여기에 '인수사와 지속 협의한다'는 단서가 붙자, 노조는 매각 이후 합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위로금 지급 규모도 문제가 됐다. 사측은 5개년간 지급했던 성과급 총액 만큼을 한 번 더 지급하면서 '뉴스타트 격려금' 5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이 격려금은 만 56세 이상 직원에겐 전액이 아닌 차등 지급된다. 만 56세는 70%, 만 57세는 50%, 만 58세는 30%, 만 59세는 10%만 받을 수 있다. 만 60세의 경우 아예 지급되지 않는다.

유니투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현대차·기아는 생산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부터 지속된 파업으로 램프 재고는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엔진밸브 제조사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생산에 타격을 받았는데, 램프 수급까지 흔들리면 적기 생산 시스템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노조의 파업이 현대모비스와 OP모빌리티간 매각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자회사인 유니투스는 협상 주체가 아닌 만큼 매각 협상에서 노조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협상 일정이 길어지고 OP모빌리티 측이 노조 리스크를 문제 삼아 최종 인수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