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의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지만, 잔여 형기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경영 불확실성은 사실상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오는 9월 초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 한온시스템(018880) 정상화와 신사업 발굴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초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약 20억원 수준의 횡령·배임이 인정됐다. 판결이 내려진 직후 한국앤컴퍼니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조 회장의 형기가 줄어들진 않았지만, 한국앤컴퍼니 입장에선 조 회장의 경영 복귀일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직후부터 복역 중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2년 형기 중 남은 기간은 약 4개월로, 오는 9월 초 만기 출소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출소 직후 경영에 공식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한온시스템의 정상화다. 한온시스템은 1986년 포드와 만도기계가 합작한 한라공조가 모태로, 지난 2024년 11월 한국앤컴퍼니 그룹에 통합됐다. 인수 당시 한온시스템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던 데다, 부채 비율도 250%가 넘었다.
올해 1분기 한온시스템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1.1% 늘어난 972억원을 기록했지만, 부채 비율은 165%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장기적 재무 구조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사업 발굴도 과제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타이어 사업을 넘어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고, 2030년 그룹 매출을 3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체 사업으로 납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당장 전기차 시대에 맞춘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이 수감 중이었던 지난해 말 차세대 전지 개발 담당을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킨 바 있다.
형제 간 갈등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조 회장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와 손잡고 경영권을 견제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조 회장이 구속 중 거액의 보수를 수령했다며 50억원을 회사에 배상하라는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조 전 고문은 조 회장이 사내 이사인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에 '셀프 찬성'한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2월 한국앤컴퍼니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이사회 운영 논란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조 회장이 오는 9월 이사회에도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결의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