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코리아가 이르면 6월부터 세단을 시작으로 가격 인상에 돌입한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1% 수준의 인상안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모델별로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넘는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BMW 코리아를 시작으로 수입차 업계 전반의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 코리아는 이르면 6월부터 계약하는 차량의 판매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세단 모델부터 적용되고, 가격 인상 폭은 1%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BMW 코리아 측은 "세단 가격이 우선 인상되지만, 전체 모델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재고 등에 따라 적용 모델과 가격 인상 시기, 인상폭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1% 오를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100만원 안팎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현재 BMW 코리아의 베스트셀링카인 '520'의 경우, 743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소 74만원이 오르는 셈이다. 5시리즈에서 가장 고가인 모델은 1억3810만원인 'i5 M60 xDrive'로, 역시 140만원 가까이 인상된다. 3시리즈는 60만~85만원, 7시리즈는 150만~230만원씩 오르게 된다.

BMW 코리아가 이르면 6월부터 세단을 시작으로 가격 인상에 돌입한다. /AFP 연합뉴스

이번 가격 인상은 BMW 그룹 본사의 결정으로, 고환율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BMW 그룹은 국내 판매 차량 가격을 책정한 이후 공식 가격을 조정하기 전까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본사가 부담한다. BMW 코리아는 세단은 유럽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들여오는데, 차량 대금은 모두 원화로 정산한다.

즉 지금처럼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선 본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BMW 그룹의 환율 부담 흡수 여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BMW 그룹은 올해 1분기 세전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BMW 그룹은 환율 압박으로 인해 올해부터 인도 시장에서 전 모델에 걸쳐 최대 6%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초 BMW 코리아는 올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직판제 시행에 맞춰 공격적 판매 전략을 세웠고, 지난해 말 차량 재고를 대폭 늘린 바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테슬라의 독주로 BMW 등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들이 점유율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정적 현상 유지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4월까지 테슬라의 점유율은 29.4%로 전년 동기(7.6%) 대비 크게 확대됐다. BMW(22.4%), 벤츠(17.8%)는 그 뒤를 쫓고 있다.

BMW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벤츠나 아우디 등 수입차 업계의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부담이 너무 커져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다들 버티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왔고, 고환율이 앞으로 지속된다면 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