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중국 시장 재도전에 나선 현대차(005380)가 준대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V(브이)'를 세계 최초로 24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지난 9일 공개한 비너스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이자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이 차량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신차 투입과 함께 '현지화' 전략도 공개했다. 지난 2016년 170여만대를 판매하며 올랐던 중국 시장 '톱3'의 위상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아이오닉 유니버스 첫 번째 모델 아이오닉 V
이날 오전 11시쯤 금빛 색상을 한 아이오닉 V가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센터 순의관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6(베이징 모터쇼) 현대차 부스에 마련된 무대로 등장했다. 1816㎡(약 549평) 크기의 현대차 전시관을 가득 채운 중국 현지 취재진은 탄성을 내뱉었다. 전면과 측면, 후면 등 차량 전체적으로 날카롭고 날렵하게 디자인 된 점이 특징이다. 아이오닉5·6와는 확연히 다른 외관이다.
이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디 오리진(The Origin)'이다. 디 오리진은 중국의 생활 습관과 수요에 맞춘 새로운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체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차량 이름을 붙이는 방식에도 차별화를 뒀다. 태양을 중심으로 두고 공전하는 행성처럼, 아이오닉 브랜드가 중국 고객 중심으로 작동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첫 모델이 아이오닉 V이고, 비너스(VENUS)의 V를 차용했다.
아이오닉 V는 길이 4900㎜의 준대형 세단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중국 고객 수요에 맞춰 설계한 것으로, 플랫폼은 합작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됐다. 특히 아이오닉 V의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2900㎜다. 전장이 5035㎜인 그랜저의 휠베이스 2895㎜와 유사한 수준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덕에 1열 1078㎜, 2열 1019㎜의 레그룸을 갖췄다. 아이오닉 V의 너비는 1890㎜, 높이는 1470㎜다.
현지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업으로 상품성을 높였다고 현대차는 강조했다. 아이오닉 V의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협업해 제작됐다. 중국 인증(CLTC) 기준 1회 충전 시 600㎞ 이상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모멘타와 협업해 만든 첨단 운전자 보조(ADAS) 기능도 적용됐다. 아직 공식 출시되지 않은 만큼, ADAS 기능은 공개되지 않았다.
◆쩡위친 CATL 회장도 방문… 현대차, 중국 협력 가속화
이날 행사에서 연사로 오른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을 예고했다. 2단계에 걸쳐 완전한 신차 6종을 출시하는 등 향후 5년간 총 20개(부분변경 등 포함)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는 중국에서 아이오닉 브랜드를 공식 출시하며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며 "아이오닉 V는 그 첫 번째 차량"이라고 했다.
현대차 전략의 첫 단계는 중국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 개발이다. 당장 전기차뿐만 아니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600㎞ 주행 가능 거리, 레벨 2 플러스(+)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 2027년부터는 AI 어시스턴트, 레벨 2 ++ 등을 갖춘 소형,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추가한다. 2단계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풀사이즈 세단과 SUV, 레벨 3 자율주행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도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출시될 모델들은 CATL, 모멘타 등과 협업을 통해 개발되며 기술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행사 직전 현지 기업과 협력을 상징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쩡위친 CATL 회장이 현대차 부스를 방문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무뇨스 사장이 그를 맞이했다. 장젠동 베이징자동차 동사장도 방문했다.
현대차는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와 함께 딜러십도 강화한다. 2030년까지 신규 매장 181개를 개설하는 등 약 10억 위안(약 2168억원)을 중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모빌리티 미래는 중국에서 정의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궁극적으로 세계를 위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