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V2G(Vehicle to Grid)' 생태계 조성 및 기술 검증을 위한 실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V2G는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배터리의 전력을 건물 등에 공급하거나 판매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기차가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큰 지역에선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수단으로 대두되면서 V2G 기술 상용화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제주도에서 아이오닉 9과 EV9 등 전기차 총 55대를 활용해 충전 인프라와 연계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잉여 전력의 저장과 공급 등 V2G 기술 적용을 시험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현대차그룹의 제주도 V2G 실증 서비스 현장에서 양방향으로 전력 주고 받는 전기차들. /현대차그룹 제공

V2G 기술의 핵심은 전기차 전력의 효율적인 활용이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심야 시간대에 차량을 충전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는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전기차를 자국 내 에너지 인프라로 활용하는 것이다. 차주에게는 충전 요금 감면과 수익 창출이란 혜택이 제공된다.

전기차를 전력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전 세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이 V2G 기술 상용화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영국 에너지 기업 옥토퍼스 에너지는 지난해 V2G 패키지를 출시했다. 전기차 리스와 V2G 충전기 설치, 요금제를 묶어 출시됐다. 차주는 별도의 전력 판매 등 복잡한 과정 없이 충전기를 꼽기만 하는 것으로 V2G에 참여할 수 있다. 일정 시간 이상 연결할 경우 차량 충전 요금을 전액 감면하는 인센티브도 내놨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다. 이 국가에선 대규모 도시 단위의 V2G 실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위트레흐트에 있는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시 전력망에 다시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V2G 시스템이 전력 수급을 판단해 전기차의 충전과 에너지 재공급을 자동으로 결정하고 관리한다.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전기차를 지역 전력망에 연계해 전력을 복구하는 방향으로 검증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24년 V2G 기술을 활용해 일반 가정 등에 비상 전력을 공급했었다. 또 정부의 구매 보조금 평가 기준에도 전기차를 활용하기 위해 재난 협력 협정 체결 여부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도 V2G 기술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출범한 V2G 민관 협의체에서 요금제와 정산·보상 방식, 기술 표준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가 분산 에너지 자원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만약 전기차의 전력을 공급하더라도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 참여 기준과 대가도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