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2029년까지 매년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기로 했다. 2027년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2028년엔 차세대 전기차를 각각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차 개발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국내에서 최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내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갖춘 차량을 선보이겠다"며 "모든 소비자가 현대차와 기아 대신 르노 차량을 구매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그런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파리 사장은 2015년 르노 그룹에 합류한 구매 전문가로, 지난해 7월 르노코리아 사장에 선임됐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이윤정 기자

이날 파리 사장은 르노그룹의 '퓨처 레디' 전략에 맞춘 르노코리아의 중장기 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2029년까지 매년 한 대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르노그룹은 2030년까지 신차의 50%는 하이브리드차, 나머지 50%는 전기차로 구성하기로 했는데, 르노코리아도 이 방향을 따라간다는 방침이다.

2028년 부산 공장에서 르노 그룹의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해 국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파리 사장은 "(차세대 전기차에 대해) 명확히 정리된 계획은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룹과 협의 중"이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부산 공장에서 C(준중형)·D(중형)·E(대형) 세그먼트에 집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파리 사장은 "2027년 완전한 SDV를 공식 출시하겠다"며 "차량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SDV는 향후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되는 레벨2++ 수준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 중심 차량(AIDV) 구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파리 사장은 "AIDV는 차량이 탑승자의 니즈를 예측해 대화하는 것"이라며 "주행 중 유적지를 지난다면 유적지에 대한 탑승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여유가 있다면 그 유적지를 들르고 싶은지, 그렇다면 근처 주차장까지 안내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출시된 '필랑트'에 이미 AI와 대화하는 기능이 일부 탑재된 바 있다.

신차 콘셉트 결정부터 생산 개시까지의 개발 기간도 2년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파리 사장은 "르노그룹은 유럽에서 모든 기술을 마스터한 뒤 움직이지만, 르노코리아는 다르다"며 "신기술을 처음부터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 르노코리아와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공장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출 활로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파리 사장은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인 30만대를 현재 가동하긴 쉽지 않고, 수출이 주력이 될 때 달성 가능하다"며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보호주의 등으로 수출이 수월하지 않고, 르노그룹이 북미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르노코리아 주력 제품인) D·E 세그먼트 판로가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파리 사장은 "그랑 콜레오스는 남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중동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호주와 일본 등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현재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유럽 수출 계획은 없지만, 그룹을 통해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