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꼽았다. 미국에 오는 2028년까지 26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정 회장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세마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현대차그룹의 진화에 핵심적인 요소"라며 "우리는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을 통해 이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마포는 저스틴 스미스 블룸버그 전 최고경영자(CEO)와 버즈피드 편집장 출신인 벤 스미스가 2022년 공동 창간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세계 기업인들이 주로 모이는 비즈니스 포럼 '세계경제정상회의(WES)'를 매년 미국에서 개최한다. 정 회장은 WES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2028년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공정에 투입할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CES에서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의 아틀라스를 생산하겠다는 점과 함께 이러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러한 인간 중심 접근은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고객의 요구가 변화함에 따라 로보틱스와 AI는 제조 혁신과 최고 품질 제품 제공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을 실제 적용과 연결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인간과 로봇, AI가 협력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그룹도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현대차그룹에게 미국은 장기적인 회복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기반"이라며 "2028년까지 총 260억달러(38조원)를 투자해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40여년전 미국에 진출한 이후 205억달러를 투자해 왔다"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소프트웨어 기반 제조 혁신 등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데 대해 글로벌 확장과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 규제, 공급망이 지역별로 나뉘는 등 글로벌 시장은 점점 분절화됐다"면서 "유연성과 회복력을 기반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글로벌 확장과 지역별 민첩성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각 지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소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전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