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 하반기에 플래그십 모델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90를 출시하고, 하이브리드차와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잇따라 선보인다. 신차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최근 주춤한 판매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꺾이고 있다. 2023년 22만5189대, 2024년 22만9532대의 판매량을 각각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2만751대로 감소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량은 2023년 12만6657대에서 2024년에는 13만674대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11만8395대로 전년 대비 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2026 G8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의 판매 실적이 최근 부진한 것은 주요 판매 모델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성장을 이끌었던 주력 모델인 준대형 세단 G80은 지난 2020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6년이 지난 상황이다. 브랜드 최초의 후륜구동 SUV였던 준대형급 GV80과 준중형 SUV GV70도 각각 2020년, 2021년에 출시됐다. 이 차량들은 모두 한 차례씩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디자인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한 완전변경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제네시스가 올해 기대를 거는 모델은 새로 선보이는 GV90이다. 브랜드를 대표할 고급 차량이면서 기존에 없었던 차급이기 때문이다.

GV90은 전장이 5m가 넘는 대형 전기 SUV로 지난 2021년부터 개발된 모델이다. 2024년 3월 뉴욕 오토쇼에서 '네오룬'이란 이름의 콘셉트카로 공개된 바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하반기쯤 GV90을 전 세계에 공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이 차가 최신 기술이 담긴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밝힌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판매량을 반등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G80과 GV80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제네시스의 라인업에는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는 GV70의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 시점은 내년으로 점치고 있다.

제네시스 GV90 콘셉트카인 네오룬 모습. /제네시스 제공

G80과 GV80, GV70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면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세 차종 모두 제네시스의 성장세를 이끌어 온 주력 모델이기 때문이다.

특히 GV80과 GV70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량은 2023년 6만9175대, 2024년 7만5003대, 2025년 8만2331대로 매년 증가했다. 최다 판매를 기록한 작년 GV70과 GV80의 합산 판매량은 6만1549대였다. 제네시스는 지난 1월과 2월에 미국에서 각각 5170대, 5730대를 판매하며 동월 기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후륜 기반의 'TMED-Ⅱ'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TMED-Ⅱ는 현대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지난해 출시된 신형 팰리세이드에 처음 적용됐다.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었던 TMED와 비교해 차량 구동을 돕는 모터가 2개로 늘어 연료 소비 효율이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내년에 출시될 EREV도 실적 개선에 일조할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REV는 전기차처럼 모터만으로 구동한다.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다른 점이다. EREV에 있는 내연기관 엔진은 발전기로 활용된다.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해 배터리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충전 플러그를 차량에 연결해 충전하고, 주유도 해야 한다.

EREV는 무게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보다 낮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REV의 배터리 용량을 전기차 대비 약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의 활용도를 높여 9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면서 원가 경쟁력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경쟁 고급 브랜드들의 PHEV 모델보다 낮은 가격에 EREV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